Minjung Theatre Company

 

 제 20회 전국연극제를 본 관객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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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한마디》

 극단 '뿌리'에서 "달려라, 아내여" 연극으로 부산에 가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꼭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부산의 시민회관 소극장 무대.
 여기서 본 "달려라, 아내여".
 이 때부터 부산연극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연극인들을 만나게 되었지요. 그 후 전국의 연극인들과 만나 지방의 연극계를 알아나가면서 그 때 만나 얘기 들은 내용을 관극기에 기록해 나가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나서,
 전국연극제가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리는 걸 알 게 되고 어느 때든 꼭 가 볼 것을 꿈 꿔왔지요.
 드디어 여행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춘천에서 보이는 전국연극제.
 춘천을 한 두 번 여행한 게 아니여 뒷골목까지 다 아는 것을 다시 찾아다니는 즐거움 속에 15일간 매일 춘천을 다니면서 한 편씩 연극을 봐나가며 폐막식이 있고 나서는 소양강댐으로 양구까지 가 보게 되었지요.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양구문화관을 둘러보며 양구를 자주 여행했던 친구들의 얼굴도 떠올리고. 양구문화관에서 폐막축하 공연 "목소리"를 보이게 될 것을 미리 상상하고.

 전국연극제와 인연을 맺게 된 이후, 늘 잊지 않고 가 볼 것을 생각하며 몇 군데 가서 보게 되고 다시 또 이번 제 20회 전국 연극제가 열리는 전주를 여행하며 연극을 보게 되었지요.
 공연장조건을 두루두루 잘 갖추는 게 쉬운 일 아니라는 걸, 공연장 볼 때마다 느끼게 됩니다.
 전주의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공연장 주변환경에 대해서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해질녘의 그 아름다운 광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었던 행운으로 해서.
 그러나, 버스가 잘 안다니는 곳. 승용차 다니기에만 편하게 잘 만들어진 곳.
 누굴 위해서 만든 공연장인가, 생각하게 하는 곳.

 제 20회를 기념하는 전국연극제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 한 권으로 도지사, 시장, 각 지역의 연극협회장, 극단 대표와 단원들, 여기에 작품 줄거리와 연출의도, 극단연혁을 알 수 있게 상세히 기록했는데, 1회부터 19회까지의 공연연보가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20회까지 보이는 전국연극제이니만치,
 지금까지 공연된 작품, 1회부터 시작해서 좌악 다 나와야 되는데, 그런 게 기록되지 않아 이번에 제가, 그동안 모은 전국연극제 프로그램을 펼쳐놓고 1회부터 공연연보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시상내역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작성했습니다.

 제 20회 되는 전국연극제에도 한 작품을 두 극단, 세 극단에서 보이고, 서울에서 공연된 게 아니면 이미 전국연극제에서 공연된 작품들로 전국연극제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공연연보를 통한 정보로서 전국연극제에 보다 깊이있는 발전이 있기를 비는 마음으로 전국연극제 자료를 공개합니다.
 한 자 한 자,
 정확하게 옮기고자 최선을 다했는데, 오자나 정정해야 될 부분이 있을 시엔, 자유게시판에 지적해 주십시오.

 이 관객의 성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객 드림.


  

 

 

 

 

 

 

 

 

 

 

 

 

 

 

 

 

 

 

 

 

 

 

 

 

 

 

 

 

 

 

 

 

 

 

 

 

 

 

 

 

 

 

 

 

 

 

 

 

 

 

 

 

 

 

 

 

 

 

 

 

 

 

 

 

 

 

 

 

 

 

 이 몸이 새라면     2002. 9. 27. 7 : 30 ~ 8 : 50. 1시간 20분

한국연극협회 텍사스지부 달라스 연극협회
제 20회 전국연극제 해외교포극단 초청공연.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사랑티켓 3,000 원. 프로그램 2,000 원

 
전주의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 대해서 이미 듣고 위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홈페이지를 보면서 확실하게 알 게 되고 지도를 보면서 전주시내에서 떨어진 걸 확인.
손에 든 지도로 볼 때 물어 물어 걸어가면 될 것 같아 확신을 가지고 걷게 되었는데,
인도 없는 찻길에 승용차가 질주한다. 양쪽이 숲이어서 산보길로는 아주 좋은데 인도가 따로 되어 있지 않으니 위험해 보인다.
버스로 가면 좋은데, 어떤 버스가 행사장으로 가는지 아는 이들을 만날 수 없다. 택시 타면 금방 갈 수 있다는 빤한 안내만 들려줄 뿐이다.
걸어 온 길이 4키로미터 넘는다. 인도 없는 길에 행인이 많을 리 없고. 산속을 혼자 걷는 느낌이다. 차들이 달리고 있으나 택시는 안보인다.
주저앉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보게 된 건물.
이러니 누가 함부로 이런 장소에 오고 싶겠는가.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국제회의장 건물 4층에 연극인 협회가 있게 되었으나, 지금은 자리를 옮겨 업무를 보고 있다. 전국연극제가 열리고 있는 중이라서.

1회부터 19회까지 모아놓은 공연연보가 궁금해서 그런 자료가 있는지 묻는데 그런 자료는 한국연극협회에 있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올해가 20회 되는 전국연극제이니만치, 올해까지 합쳐서 20회까지의 공연연보가 좌악 다 알 수 있도록 기록해 놓은 걸 보고 싶었는데, 그런 게 없다.
연지홀 로비에 전국연극제 20년 자료전이라고 해서 프로그램을 전시해 놓았는데, 빠진 게 눈에 띈다.
프로그램을 모두 다 전시해놓던지, 없으면 복사해서라도 기록한 걸 보여주던지 했어야 되었는데, 그런 성의를 보이는 데까지 이르지 못했다.
각 프로그램의 공연일정을 손으로 복사해서 1회부터 20회까지 공연연보를 어렵게나마 꿰어맞출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 이미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 것과 연결하고 시상내역을 복사해놓은 것도 가지고 있으니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1회부터 20회까지의 공연연보.
이 공연연보가 완성이 될 수 있다면,
전국의 연극인들이 이 자료를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다.
1983년도 1회때 부산에서 전국 지방 연극제로 시작을 했는데, 시상내역과 함께 민중극단 홈페이지에 공개하면 이미 마련된 "전국연극제 개최지역" 에 이어지는 페이지로서 의미있는 문서가 될 수 있다.

이제 5 시.
놀이마당에서 공연이 있는 것으로 행사일정표에 써있는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어찌 된 것인지?
5분이 지나서 군악대의 연주가 있게 되었는데,
공연장 분위기가 엉망이다.
개막축하공연으로 전주기접놀이를 보이게 될 것이어 그 연습으로 풍물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행사장을 알리는 바보트의 모터소리가 또 요란하다.
공연장 분위기와는 관계 없다는 듯 오직 연주에 열심인 군악대. 멋있게 보인다. 이런 연주를 아무 데서나 쉽게 대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사람이 몇 되지 않으니.
25명의 군악대.
이들은 개막식 때 2층의 구석자리에서도 효과음처럼 연주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반듯한 정장. 더위와는 무관한 듯한 흰색복장이 아름답게 보인다. 여학생들이 이들의 모습을 매우 좋아한다.
1시간 동안의 군악대 연주.
자리를 옮겨 구경하게 된 전주기접놀이. 여기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고.
이런 구경을 달가워하는 것 같지 않다.
차들이 주차장으로 향하고 사람들이 모악당으로 들어간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는 모악당건물이 제일 크게 보인다.
객석이 3층으로 모두 2000여 석 된다는 말. 굉장히 커보이는 객석을 채워나가고 있는 사람들.
연지홀, 명인홀, 야외음악당에 넓은 마당.
행사기간 내내 보이게 될 마임과 전국대학연극 축제, 인형극축제, 무용극페스티벌, 거리마임페스티벌, 탈춤놀이마당, 거리풍장패, 한밤의 신명무대.
가지가지로 부대행사를 장식하고 있는데, 이 공연장까지 와서 이런 구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인지?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어 있지 않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에서의 행사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였을 때가 전주영화제였다고 들려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작년 8월에 개관하여 이제 1년 넘게 되었는데, 행사때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게 아니라고. 홍보를 얼마나 했느냐가 중요한데, 비용을 많이 쓸 수 없어 홍보를 잘 할 수 없다는 말.
개막제 때 모인 사람들.
아직 모악당 앞에서 기접놀이가 진행중인데 시간은 7시를 향한다.
이미 앉아있는 관객을 귀빈석이라고 일으켜세우는 게 보이는데,
이런 일로, 관객과 일어나라고 지시한 사람 간에 불쾌감이 생기게 되었노라는 관객의 말을 듣게 되다. 자리가 없어 위층에서 내려다보게 되었는데 아래층에 앉은 학생들을 공연 끝나고 만나게 되다. 전북대학교에 다니는 이들과 찻집에서 11시까지 얘기하면서 알 게 된 사실.
개막식에서의 유명인사들 말씀.
쪽지를 가지고 나와서 읽는 분도 있고, 그냥 말하는 분도 있고. 틀리게 말하는 소리로도 들리는데, 누가 이런 걸 귀담아 듣고 분석하려 하겠는가. 흥분으로,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는데... 2000여 석을 꽉 채운 듯이 느껴지는 객석으로 인해 흥분할 만도 할 것이다.
객석의 변화.
개막식이 있고 중국전통 경극을 1 시간 넘게 보인다.
중국전통 경극은, 여기가 아니라 해도 이미 본 바 있는데 이 중요한 자리를 중국전통 경극으로 채워나간다.
전국연극제 20년이면,
이 의미있는 행사의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공연 역시 이런 내용으로 채우면서 지방에서 연극하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시간이었어야 되는데, 그런 게 아니다.
자막은 안보이고 중국노래는 계속되고.
아무리 볼거리 많은 경극이라지만, 지겨움으로 하나 둘 자리를 떠난다. 옆에서 연주하던 군악대는 이미 갔고, 여학생들도 떼를 지어 나간다.
숭숭 구멍 뚫려 있던 2층의 객석.
이제는 다 빠져나간 상태가 되어 지고.
아무리 좋은 중국경극이라해도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면 허무할 뿐이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관객이 이상해 보일 정도.
귀빈석의 자리에도 변화가 생긴 걸 내려다보았고.
지겨운 공연처럼 이어진 중국의 경극.
그 후 밖에서 보인 뮤지컬 갈라쇼.
이윤표, 진복자, 이석준, 김미혜가 각각 두어 곡씩의 노래를 들려주고 30여 분만에 끝을 냈는데, 마이크상태가 좋지 않아 이석준의 노래에서 마이크를 바꾼다.
아주 잘 불러주고자 애썼던 이석준인 것을 볼 수 있는데 마이크가 엉망이여 노래중에 바꾸고 또 소리가 영 좋지 않게 들리게 되고.
뮤지컬 배우들에겐 악몽의 시간이 되었을 것.
인가와는 떨어져 있으나 주위환경이 좋아 해가 지면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시간이 지나 보이게 된 달님의 모습. 한쪽을 갉아 먹히고 떠오르고는 있으나,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는데, 저녁때 보이는 쌀쌀함과 함께 이 밤시간을 마냥 환영하게 되어 있지 않다.
관객으로 들어섰던 사람들은 놀이마당을 통하지 않은 채 주차장으로 빠져나가 이런 공연이 있는지도 모른 채 객석을 약화시키고.

"이 몸이 새라면"
달라스연극협회의 공연.
1989년 7월에 창립했다고 프로그램에 써있다.
연지홀에 모인 관객.
2층까지의 객석이 모두 600여 석 되는 듯.

서울의 문예회관 보다 조금 작게 보이면서 계단식의 객석이 경사가 가파르게 보인다.
모악당에 비할 때 아늑해 보여서 좋다. 낮에 덕진예술회관과 전북예술회관을 다녀보았는데, 덕진예술회관 정도의 공연장이 괜찮게 보인다.
전국연극제 정도의 공연에 어울리는 공연장으로서. 관객이 많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니. 공연장이 너무 크면 썰렁해 보이기만 할 뿐.
외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의 한국행 공연.이들의 애환을 그린 연극이 낯설 수 없다. 다양하게 살아가는 삶의 형태.
미국에서의 한국인이 어떻게 적응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터. 한국에서의 한국인 삶이 다양한 것만큼이나 외국에서의 그들 삶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성공한 사람 실패한 사람.
에이즈를 다룬 영화와 연극을 보았는데 재미교포가 에이즈에 걸려 수용되어 있는 게 첫장면이다.
여기서의 두 남녀.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가?
옛 애인과의 상봉.
한 쪽은 도망치듯 한국을 떠났고 한 쪽은 그 자를 만나 복수하기 위해 이를 갈면서 버텨오다가 에이즈에 걸려 여기까지 와서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되었다.
참,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자의 아내. 이 여자의 난처한 입장. 그 건 애인이 있기 때문인데, 남편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안 때부터 절망하고 남편과 등을 돌리게 되었던 거다. 배신감에 대한 복수의 일상으로의 변화.
제 무덤 제가 파고 들어앉은 결과가 어찌 나타나는가, 그 걸 지켜본 시간이었다고 할까.
달라스 연극협회 사람들의 연극.
소리가 썩 좋지 못한 게 흠이다. 마이크에도 원인이 있겠으나, 소리훈련에는 신경 쓰지 않은 듯.
얼굴은 분장으로 변화 시킬 수 있으나 소리는 갈고 닦지 않으면 금방 표시가 난다.
성의 있게 보이려는 의지가 아름답게 보인다.
객석을 다 채우지 못한 관객이기는 하지만 열심히 무대를 지켜보면서,
동행한 이들과 소근소근 얘기 나누는 게 좋아 보인다.
전주에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른 도시와 특별하게 구분되는 것 아니고.
여기서도,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과 또 미래가 밝지 못한 것을 서러워해야 되는 사람이 있게 되고.
대학이라고 해서 다니기는 하지만,
졸업후 어찌 될 것인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니.
연극의 형편이 좋다면 연극으로 뛰어보고 싶어 할 것인데, 연극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니.
어제, 공연이 모두 끝나 정류장을 향하면서 만나게 된 전북대학생들의 예.
그들 고민이 그들만의 일이 아니다. 전주만의 예가 아니고. 서울의 대학생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 없고.
미국 달라스 지부 연극협회의 공연이 끝나 놀이마당으로.
한밤의 신명무대, 라고 해서 "화합과 락의 만남" 이라는 제목으로 구경거리를 보이고 있는데 객석이 바람직하지 못하다. 기온이 갈수록 내려가고 있으니.
무대가 미끄러워 무대에서 내려와 보이는 춤.
10여 명의 청년들. 각각 개인춤을 보이는데,
그 걸 춤이라고 할 수 있을지? 재주 부리는 시간이라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보름달에서 점점 갉아먹혀 작아지고 있는 달님.

여기가 숙소라면,
떠오르는 달님을 보면서 반쯤 먹히운 애석함과 함께 오늘 일을 주고 받는 시간을 나누게 되었을 터인데.
산보길로 적당한 공연장 주변에 숙소를 마련할 수 없는 환경인 게 애석하다.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곳에 공연장과 숙소가 있다면 좋을 텐데. 여기에 시장도 가까이 있어서 구경 다니는 재미도 누리고.
이런 조건이 갖춰져 있어야,
공연예술행사와 함께 관광객을 끌 수 있는 기본토대가 마련되는데.
 

 그 여자의 소설.    2002. 9. 28. 7 : 35 ~ 9 : 05. 1 시간 30 분.

엄인희 작. 류경호 연출
전북 창작극회.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공연.
사랑티켓 3,000 원

 
최고의 가을날씨.
들판을 산책하기에 알맞은 기온.
전북대 정문으로 들어와 이 길 저 길 발길 닿는 대로 다니면서, 다른 대학에서 볼 수 없는 분위기를 느끼는 시간을 가지다.
토요일 오후, 마냥 한갓지다.
건물을 벗어났을 땐, 곧 사람이 눈에 띄지 않게 되고. 분명히 대학의 뒤쪽에 해당되어 후문이 있을 법한데, 문이 없이 곧장 대로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것인지?
나중에야 이 의문을 풀 게 되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동물원땅이 모두 다 전북대땅이었다고 가르쳐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다.
그러니까 대로도, 따지고 보면, 전북대땅에 속하는 것이었다. 따로 울타리도 없고 후문이 있을 수 없는 곳. 대학치고는 땅이 참 넓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대학땅을 여기 저기 나눠주고 있었던 거다. 그래도 넓어보이는 대학이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으로 가는 지름길에 인도와 가로등과 정확한 안내표지판을 행인을 위해 배려해놓았다면,
이 가을,
들판을 걷는 일이 얼마나 멋진 시간 되었을까.
아직은 녹색을 띄고 있는 낮은 산들. 누런빛의 논. 황금물결이다.
태풍 "루사" 가 할퀴고 상처로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 알지만, 군데군데 쓰러진 벼들이 보일 뿐, 산야는 그대로이다. 그저 아름다울 뿐.
그래서 이 쪽 지방에 대해 옛부터 기름진 농토라고 했는지?
토요일 오후를 공원에서 노는 것으로 시간 보내는 사람들. 확성기의 소리가 고조된 것으로 매우 유쾌하게 보내는 걸 알 수 있게 한다.

공연장 입구의 계단에 마련된 원형무대의 놀이마당.
마루무대가 낮으막하게 설치되어 있는데 너무 미끄러운 듯하다.
무대가 미끄러우면 설탕물을 뿌려야 되는데, 그렇게 하면 바닥에 손상이 올 수 있으니, 처음부터 무대바닥을 미끄럽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토요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으로 정해놓은 것인지.
혼자 있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혼자 있는 사람을 쑥스럽게 만드는 사회분위기인가? 그래서 어디 다닐 때는 꼭 누군가 옆에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만 직성이 풀리는지?
여행이든 사색이든 독서든 관람이든, 혼자 해내야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같이 있더라도 혼자 있는 듯이 몰두가 가능한 상태여야 될 일이고.
꼭 끼리끼리 모이는 것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각각 혼자 나왔다가 공연장에서 스스럼없이 얘기해나가면서 곧장 마음을 나누고 정보를 나누며 토론이 자연스럽게 행해 질 수 있을 때, 우리나라의 공연예술 관람에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발전이 있게 될 것으로 전망.
쿵작거리면서 재미를 고조시킬 수 있는 공연물도 있지만, 깊이를 느끼게 하는 사색적인 연극도 공존하는 공연예술계 풍토가 되어야 하는 것.

전주.
와서 보니, 다른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안정감과 푸근함이 깃들어 있다.
올 봄에는 전주 국제 영화제를 개최하며 전국적으로 영화인들을 끌어들이는 데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풍남제, 종이문화축제,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가 열렸고, 또 월드컵개최 도시로서, 그 당시 열기가 전주시내에 팽배했음을 학생들에게서 듣게 되었다.

내일이면 이 도시를 떠나야 되는데,
가고 싶어 떠나는 걸음이 아니다.
전국연극제 20년 결산의 의미로서, 첫해부터 지금까지의 작품으로 어떤 연극이 공연되었는지, 모두에게 알릴 필요가 있어 그에 대한 자료수집이 거의 마무리 되어 홈페이지에 알릴 필요를 느끼고 빨리 떠날 것을 결정.
전국연극제가 열리고 있는 동안 공개하게 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지 않을지?
더 있으면서 부대행사 공연과 함께 볼거리에 끌려 계속 늘어지고 싶은 것을, 빨리 떠나야 될 일거리로 정한 것 때문에 다시 또 추스려야 된다.
아직 비빔밥 먹을 기회를 누리지 못했으나, 너무 비벼먹기만 좋아할 것도 아닌 것. 순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니. 콩나물 고유의 맛을 즐기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시금치 고유의 맛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2000석이라는 말을 들은 모악당 건물.
2000석에 어울리는 로비가 되려면, 건물이 더욱 컸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위층으로 올라가야 모악당의 1층 객석 입구를 만나는데, 이 로비가, 어찌나 좁은지, 입장객이 한 줄로 서자 벌써 꽉 차는 느낌이다. 아래층 객석이 1000석을 넘는데, 왜 이렇게 좁게 만든 것인지?
아래층에서 위를 보게 될 때의 시원스러움. 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는가?
설계가 잘못된 것을 드러내고 있는 건물이 되었다.
1층객석으로 가려면 2층에 올라 출입구를 통해야 되는데, 2층객석은 또 더 윗층에 있고, 3층객석을 가려면 더 위층으로 올라가야 된다. 승강기가 있으나, 출입구에서 보이지 않는 데에 위치해 있다.
예술의 전당에도 승강기가 있지만, 한 번도 그 걸 이용한 예가 없다. 그렇지만,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 이용이 어려운 게 아닌데, 여기서는 안보이는 데에 위치해 있다.
7시도 안되어 입장시켜 편하게 앉아 기다리면서 옆좌석의 아가씨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어쩌다 초대권 얻게 돼 구경하는 거라 전혀 할 말이 없는 듯하다. 무얼 물어도 대답이 시원하지 못하다.
그 대신, 뒷좌석에 앉은 중년을 넘은 여인네들의 왕성한 수다를 듣게 되다.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소리가 바로 연극이 되어서 말참견하고 싶어 자꾸 돌아보게 만든다. 왼쪽으로 뒤를 보면서 뒤쪽의 객석점유율을 보았다가, 오른쪽으로 돌아보기를 반복하며, 어디를 보나 평범한 여인네들인데 서로 선생이라고 부른다. 어느 학교인지, 교사들이 한꺼번에 모여든 듯하다. 나이는 들었지만, 충청도 사투리같은 구수함으로, 즐길 것 다 즐기며 멋지게 살아가는 듯하다. 다른 공연장에서 본 얘기도 서로 나눠가면서. 이런 이들만의 무대가 따로 마련되어 그들끼리의 수다를 극화해보는 시간으로 승화된다면, 그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그 여자의 소설".
이미 "서울연극제" 와 "전국연극제"에서 본 연극이다. 그 때와 비교해서 보는 재미.
공연장과 관객, 연기자가 틀리니 그 느낌도 틀리다.
한 여자의 소설같은 인생이 남의 일 같지 않아,
모녀상봉 앞에서 눈물이 절로 쏟아진다.
전주의 공연단에서 전주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공연으로 잘 발전시켜 놓았다. 작가가 이 연극을 보게 되었다면...
커다란 무대를, 적당하게 보이도록 꾸몄고, 꽉 차는 연기가 제대로 전해진다.
소리가 따르지 못하는 게 큰 흠이 되어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소리문화의 전당인데, 소리와 무관한 듯 알아듣지 못하는 대사 그대로 밀고 간다. 장면변화 자막도 글씨가 흐려 잘 안보이고.
2000석의 객석, 아래층을 다 채우고 2층에도 관객이 있는 걸 보여주면서 한 덩어리인 듯 조용한 객석을 유지해나가며 단 한 번도 전화벨소리가 들리지 않는 정숙을 보여주는 분위기였는데.
이런 분위기가 되기까지엔 그 전의 준비가 있었다.
무전기를 든 사나이가 음식물을 빼앗으면서 휴대전화기 소리나지 않게 주의 주기를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철저함이 얼굴에 다 나타나고 있는데, 어찌 함부로 움직일 수 있겠는가.
세 번째 보는 "그 여자의 소설".
재미있을 땐 재미를 즐기고 슬픈 장면에선 같이 슬퍼하도록 관객을 부추긴다.
그러나, 객석은.
반응이 없다.
그러다가 점차 박수소리를 높이는 반응을 보인다.
어떻게든 관객이 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지켜보고 있단 말입니다, 하는 반응.
잘 보여주고자 애썼고 또 잘 본 연극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공연장을 벗어나 놀이마당으로.
한밤의 신명무대. 여자중학생들의 락공연. 노래도 잘하고 연주도 잘하고. 그런데 여기서도 소리가 따르지 못하고 잡음이 계속된다.
모악당, 연지홀, 놀이마당의 소리에 문제가 있다.
낮으막한 산의 경사에 따라 대형 야외공연장을 만든 곳. 반원형의 이 공연장에서 보이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총장배 가요제. 아무리 크게 소리질러 노래 불러도 잡음이 없다. 정확한 소리가 짱짱하게 잘 들린다.
이 커다란 야외무대에서 잘 들리는 소리가, 전국연극제 행사측에서의 소리에는 문제가 있고.
소리가 잘 들려야 관객이 시원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 것 쯤 상식인데, 이런 사실에 눈 뜨지 못한 것인지? 놀이마당의 음향시설 천막으로 가서 이 점에 대해 질문하는데 답변하는 사람이 없다. 이 관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인지? 답변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인지? 책임을 질 사람이 없는 것인지?
전국연극제를, 이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처음 치르기 때문이라고 이미 준비된 답변이 통하지 않을 관객으로 보였던 것인지?

어느 지역에서든,
연극하기 어려운 건 다 마찬가지이다.
서울이라고 해서 더 나은 것도 없고 지방이라고 해서 더 나쁠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상황이 너무 나빠 연극을 할 수 없다면, 그대로 벗어나면 될 일이니.
그렇게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느낀다면, 발전에 뜻을 세우고 개선의 의지를 정확하게 보이면서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야 될 일이다.
그리고, 더욱 활발하게 개선을 위한 토론의 장을 드러내야 될 일이다. 깊이있게 공부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그렇게 되어야,
전국연극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수 있고, 전국연극제 보기 위한 관광객이 개최지역으로 여행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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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jung Theatre 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