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대학교 공연 영상 문화 연구소

                    공연예술 저널 제 3 호. 2002. 6

  
공연예술 저널 특집 좌담회 청취록

 ※ 이번 공연예술 저널에서는 기획특집으로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한 공연기획 활동 지원 바안'을 주제로 한 좌담회를 준비하엿다. 좌담회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발언자 순으로 정리하던 종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대표집필 방식으로 싣는다.(편집자)
 

◆ 행사명

공연예술 저널 특집 좌담회
 

◆ 주   제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한 공연기획활동 지원 방안
 


○ 참석자


조동희(문화관광부 공연예술과장)

오양열(한국문화예술진흥원 지원 3부장 / 예술극장장)

설도윤(뮤지컬 전문 제작사 (주) 제미로 공동대표)

정재옥(음악전문 기획사 크레디아 대표 / 호암 아트홀 극장장)

윤성진(무용전문 기획사 스튜디오 이일공 대표)

이유리(연극/ 뮤지컬 전문 기획사 SMGPAI 대표)

정의숙(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

장미진(한국문화정책개발원 책임연구원)
 
 

○ 사   회

정진수(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교수 / 공연 영상문화연구소장)
 

○ 정   리

민정아(한국예술 종합학교 강사 /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공)
 

○ 대표집필

이용관(한국공연예술매니지먼트 협회 기획실장 / 성균관대 겸임교수)
 

○ 일   시

2002. 6. 14(금)


○ 장   소


성균관대학교 공연 영상문화 연구소

 

 

  

  특집 좌담회

  머릿글
 
 
공연기획활동이란 좁은 의미에서는 공연의 창출 즉 생산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보다 넓은 영역에서는 공연예술의 생산을 포함하여 유통, 소비의 전 과정을 컨트롤하는 모든 활동으로 확대된다고 할 수 있다. 즉, 하나의 공연을 새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면서 이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동시에 그들이 일정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공연을 보게 한 후 그 결과를 평가하는 모든 과정이 공연기획 활동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공연기획활동은 고스란히 그 주체인 극장과 예술단체 그리고 공연기획사의 모든 업무영역이 된다.
공연기획활동의 주체는 여러 기준에 따라 분류될 수 있지만 재정적 환경에 따라서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국립극장,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지방의 문화예술회관, 그리고 많은 국공립 예술단체처럼 부족한 재원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 받는 형태가 있다. 이들은 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공연기획활동에 소요되는 모든 재정을 공공재원을 통해 조달하므로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LG아트홀이나 호암아트홀, 유니버셜발레단 등, 수는 많지 않지만 기업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주체들이 있는데 이들도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재정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민간영역의 개인들이 운영하는 수많은 예술단체나 극장, 공연기획사 등이 있다. 이들은 그 수에 있어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연간 벌어지는 모든 공연의 70% 이상(전국의 국 공립극장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 운영주체인 극장의 자체 기획공연의 비율은 30%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70%를 넘는 공연들이 민간 주체들에 의해 공급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론 대학로 소극장의 경우는 공연의 100%를 민간 주체들이 공급하고 있다.)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여건이 극히 불안정하고 영세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서 외국의 경우를 잠깐 살펴보자.
미국은 국 공립이라는 개념이 없이 모두 민간주체들에 의해 공연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연예술분야의 주체들은 브로드웨이 같은 상업적 운영이 가능한 지역을 빼고는 거의 비영리 단체로 분류되어 직접적으로는 공공과 민간 영역(기업, 재단, 개인)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간접적으로는 면세의 혜택이 철저하게 주어지고 있다. 물론 민간의 기부문화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미국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럽에서는 비영리 문화예술 분야는 주로 국가나 지방자치체 등 공공영역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민간영역에서의 지원은 미국과 달리 그리 많지 않거나 거의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말하자면 자생력이 없는 분야는 공공영역으로 흡수되는 것이 정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문화예술의 공공재원을 미국보다 몇 배 이상 지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연기획활동 주체들의 재정의 불안정과 영세성이 야기하고 있는 중요한 현상들을 몇 가지만 짚어보자.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공연의 완성도와 마케팅에 관련된 문제이다. 좋은 공연은 장기간의 인적, 물적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탄생이 가능하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 해도 빛을 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중요한 과정에는 예술가들의 피나는 노력과 더불어 전문적인 마케팅과 적절한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니까 재정이 영세하다는 것은 공연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마케팅 과정에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 결과 필연적으로 객석은 많이 비게 되고, 다시 공연주체들의 주머니도 가벼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은 수 십 년 동안 반복되어 온 것으로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런 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간 공연의 대부분을 공급해온 민간 주체들의 기반이 몰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 한 사례를 대학로가 보여주고 있다.
연극의 메카라 불리어 온 대학로에는 현재 40개 가까운 소극장을 중심으로 영세한 수많은 민간 연극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문화의 거리이다. 대학로에 소극장들이 들어선 것은 20여년 남짓 되었지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90년대 들어와서의 일이다. 즉, 91년에서 96년 사이 현 공연장의 70%가 생성되었다. 이후 소극장들을 중심으로 공연예술가, 단체, 공연관객들이 밀집되면서 공연예술 시장은 더욱 확대되어 갔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주변에 카페, 레스토랑, 오락실, 패스트푸드점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부동산가격과 임대료가 급격히 오르면서 대학로는 <문화의 거리>에서 '상업적 소비의 거리'로 변모하고 말았다. 대부분 임대형태로 운영되는 소극장들은 임대료의 폭발적 상승 등으로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공연제작편수와 관객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한 여론조사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대학로 문화가 스스로 소멸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서울시 문화지구 지정 및 운영방안 연구, 2001, 132쪽). 연극 뿐만 아니라 전체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의 이런 상황은 실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현재로서는 공연기획 활동이 어느 때 보다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서 어떤 식이든 그 대안을 마련해 보는 것은 필요하고도 의미 있는 일이다. 이번 좌담회도 그런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좌담회는 예전처럼 단순하게 문제들을 나열하거나 뜬구름 잡는 식의 소망을 피력하는 틀에 박힌 형식보다는 하나의 구체적인 대안을 상정해 놓고 집중 논의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보다 다양한 논의와 시각을 담보하기 위해 참석자들도 정책수립과 지원의 핵심 축인 문화관광부와 문화예술진흥원의 실무책임자, 현장에서 공연기획사를 운영하거나 기획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획자들 그리고 공연의 현장 경험이 풍부한 학자들이 고루 망라되었다.
 
 공연예술정보센터 설치에 모두 공감
  
 
좌담회는 취지에 맞게 하나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다음 이에 대한 집중논의가 전반에 이루어지고 참가자들이 준비해온 보다 넓은 차원의 문제제기와 대안제시들은 후반에 진행되었다. 먼저 사회자가 우리 공연예술 기획활동의 현실에 대하여 머릿글과 같이 운을 뗀 후 바로 그 대안의 하나로 <공연예술정보센터>의 설치 운영에 관한 제안이 이어졌다.
공연예술정보센터의 설치 운영 안은 원래 올 4월에 구성된 연극협회의 연극발전추진위원회(위원장 : 정진수)가 내놓은 아이디어인데 이 위원회의 위원인 이유리 대표는 "빈곤의 악순환에 시달리며 영세하고 수공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연단체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완성도 높은 제작, 효율적인 마케팅, 관객 개발 문제를 해결할 신개념의 구상이 필요하다." 고 전제하고 "그 신개념 중의 하나로 공연예술정보센터의 설치를 제안한다." 면서 그 내용을 설명해 나갔다.
요약하자면 공연예술정보센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크게 세 가지의 중요한 기능을 가지게 되는데, 바로 공연지원기능, 관객정보 서비스 기능 그리고 프레스 센터 기능이 그 것이다.

공연지원기능은 전문가의 전문적 시스템을 동원하여 공연행정, 회계, 마케팅, 홍보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공동사무공간과 필수인력과 노하우, 기자재, 소모품 등을 일괄 제공함으로서 예술단체는 재정과 인력에 대한 걱정 없이 좋은 공연의 제작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운영방식도 무작정의 지원보다는 컨설팅이나 인큐베이터 형식을 취하여 예술단체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객정보 서비스기능은 이제까지 공연예술 소비자들이 종합된 공연정보를 제대로 취득할 수 있는 매체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상업적 성격을 띠고 있는 온라인 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체들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기능은 단순한 정보의 나열에 그치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따라서 관객들에게 공연계의 동향이라든가 객관적이고 다양하게 공연을 선별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 보다 한 걸음 진전된 기능을 가진 매체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자발적이고 일상적으로 공연에 참여하고, 관람훈련을 통하여 공연예술의 주요한 지원자로까지 변해갈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여기서 축적되는 관객의 데이터를 공연주체들이 적극 활용하도록 돕겠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이제까지의 단순 정보제공 기능 보다 훨씬 진전된 개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프레스센터 기능이다. 굳이 통계를 들지 않더라도 아직까지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인하는 가장 큰 역할은 기존의 오프라인 언론 특히 신문과 방송, 전문잡지들이 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매체의 기자나 프로듀서들을 만나서 보도를 의뢰하고 섭외하는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 이런 기능을 한 곳으로 모은다는 것은 그래서 획기적인 발상으로 보인다. 언론매체의 기자와 프로듀서들이 공연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입수하고 또 필요한 인터뷰, 원고작성 및 송부를 할 수 있는 장소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공연계의 사정을 훤히 꿰뚫을 수 있는, 서로에게 편의와 효율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발상이다.
이상의 기능을 통해서 공연예술정보센터는 영세한 공연주체들의 운영개선과 창작 활성화는 물론 공연과 관객을 조직적으로 연계하여 관객개발을 극대화하는 한편, 공연주체의 관객, 언론매체들이 한 공간 내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장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정보센터의 설치장소는 공연기획활동의 주체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대학로의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의 로비와 연습실 등의 공간을 개보수하여 확보하자는 것이 이 안에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1997년 세계연극제 기간동안 여기에 공연서비스 및 프레스 센터를 설치하여 효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방송통신대학 자리에 공연예술 타운을 건설하면서 정보센터를 이전하자는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제안을 하고 있다.
 
  
 
이 안에 대하여 좌담회 참석자들은 각론에서 약간의 차이들은 있었지만 원칙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였다. 조동희 과장은 오히려 보다 장기적이고 보다 커다란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즉 정보센터가 위와 같은 세 가지 기능 외에도 우리 공연예술의 해외마케팅과 자금조달까지도 할 수 있는 종합 유통센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상당액의 출자를 하고 세제 지원이나 공법인화 등의 다양한 제도적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오양열 부장은 센터의 설치장소에 관해서는 예총회관이 완성되면 그 곳에 설치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약간의 우려를 나타내었다. 이 센터가 비교적 재정적 규모가 큰 기획주체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혹은 그들의 업무와 마찰이나 중복을 빚을 가능성이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참석자들이 그렇지 않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대형 기획주체들도 자신들의 공연정보를 모두에게 공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센터에서 축적된 관객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설도윤 대표는 각 기획사가 보유한 관객 데이터를 정보센터에 공개하여 서로 공유하는 보다 열린 발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관객의 입장에서 공연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곳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한 곳에서 원터치로 일괄정보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도 포털 개념의 정보센터는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리고 이 센터 운영이 정착되면 다양한 사업을 통하여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재정자립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무용가인 정의숙 교수는 영세한 예술가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며 정보센터가 그러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보센터의 운영에 대하여 일부 조심스런 의견도 없지는 않았다. 정재옥 대표는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도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기존의 것들에 대한 개선이나 시스템 정비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장미진 연구원은 센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지나치게 비대한 조직으로 계획되어서는 안되며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으므로 오히려 작고 알맞게 시작하는 것이 그 목적과 현실에 맞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반문을 제기했다. 윤성진 대표도 센터의 설치에 소요되는 기간, 인력이나 운영방식, 비용 등이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는 충고를 덧붙였다.
 
  실질적인 공연기획활동 지원 요구
  
 
정보센터에 관한 논의가 이 정도 진행되자 사회자는 논의의 초점을 확대하여 참가자들에게 공연기획활동을 해오면서 체험했던 어려운 환경이나 제도 그리고 기획활동주체들(이하 공연기획사)에 대한 지원방안에 대하여 논의해 줄 것을 주문했다.
맨 먼저 나온 이야기는 기획자들이 부담스러워 해온 문예진흥기금 모금에 관한 것이었다. 정재옥 대표는 관객들은 자신들이 문예진흥 기금을 내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실질적으로는 기획자들이 부담하는 것이라며, 진흥기금의 재원이 그 지원 대상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으며, 영세한 기획자들이 본의 아니게 진흥기금을 내지 못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고, 또 미납자에게 벌금을 물리는 것도 상당한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오양열 부장은 기금이 지원대상에게서 나온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2003년까지는 모금을 하고 이후에는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설도윤 대표는 그 말이 벌써 몇 번을 바뀌어서 이제는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참석자들도 이에 공감하는 표정들이었다.
이에 오양열 부장은 이야기를 슬쩍 돌려서 기획사들도 영리추구 보다는 공익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지나친 경쟁 보다는 협력이 강조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하였다. 그러자 윤성진 대표가 거들었다. 그는 사업의 성격에 따라 기획사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며 공익성을 지닌 지하철 예술무대를 예로 들었다. 에에 대해 조동희 과장은 현재 정책적으로 공연기획사들에 대한 지원은 크게 직접지원의 방식과 간접지원의 방식이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지원 방식이란 98년 IMF 관리체제시기부터 시작되어 현재 연간 120억원이 지원되는 '무대예술지원'으로 기획사들도 수혜대상이 된다. 간접지원방식은 '전문예술법인' 제도를 들 수 있는데 현재 80여 개가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이 되어 법인세 및 기부금 면세의 혜택을 보게 되었으며 이 중 기획사도 8개가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전문예술법인 지정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조 과장의 설명이 있자 이번에는 설도윤 대표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왔다. 아직 기부문화가 발달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전문예술법인 제도의 효과를 당장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문화예술에 대해서는 매표부가세의 폐지 등 보다 실질적인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과장에 앞서 윤성진 대표는, 이제 공연예술계에서 전문기획사의 존재와 역할을 자각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데 이는 최근 대규모 공연관련 프로젝트에 기획사가 개입하면서 그 성과가 좋아진 사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지만, 그 보다는 오랫동안 보이지 않게 꾸준히 노력해온 전문기획사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예술단체와 기획사가 프로젝트마다 헤쳐 모이는 이제까지의 관행에서 한 걸음 나아가 장기간의 일괄제휴를 맺어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회자는 기획사의 지원이나 육성은 궁극적으로 공연예술의 발전으로 연결 될 때 그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며 이런 취지에서 지원 신청을 예술 단체나 개인 기획사가 별도로 할 것이 아니라 양자가 짝을 이룰 때 지원하도록 한다면 상호 보완적 차원에서 일정의 공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면서 결국 공익자금은 공익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정의숙 교수는 이에 대해 모든 기획사가 다 잘하거나 공익성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서로 적절한 파트너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첨가했다.

공연장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설도윤 대표는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전용극장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어 다각도로 극장의 건립을 모색해 왔고, 또 그 결실을 거두고 있다며 '델라구아다' 공연을 위해 세종문화회관 주차장에 짓고 있는 800석짜리 극장의 예가 그 것이라고 했다. 설 대표에 따르면 곧 강남에도 뮤지컬 전용극장이 세워질 것이라고 한다. 그는 전용극장의 부족을 감안하여 이 극장들을 적극적으로 개방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또 전국의 문예회관 중 거의 쓸모없는 곳들이 많다며 이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논의 과정이 생략되는 문화의 탓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동희 과장은 전국의 문예회관에 대해서도 반드시 등록을 하도록 하므로서 공연장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중이고, 최근 서울 발레 시어터가 과천 시민회관의 상주단체로 들어간 것처럼 전문예술단체와 공공극장을 연결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며...사실 제도는 마련되어 있으나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까지가 참석자들이 주고받은 좌담회의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자는 참석자들에게 각자 정리하는 의미에서의 발언을 부탁했다. 마지막 발언들을 그 순서대로 싣는다.
 
 
  
  
 
정재옥 : 문화관광부가 유통전문기능을 가진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최근 '광화문 모임' 이라는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예술 관련 인사들의 모임이 출범되어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하여 정동극장, 난타전용극장, 호암아트홀 그리고 몇 개의 미술관들을 중심으로 한 문화의 거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로 나름대로의 네트워크도 구성하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을 추진하면서 느끼는 것은 결국 목마른 사람들이 우물을 파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취지와 명분 그리고 이에 공감하는 Credit을 가진 CEO들이 모인다면 무엇인가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로든 어디든 Credit을 가지고 있는 '목마른 사람들' 이 모인다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공연예술정보센터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정보센터가 공익성을 가지고 내실 있게 시작되길 기대한다.
 
  
 
이유리 : 공연예술의 활성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의 저변확대에 있을 것이며 이런 역할은 전문 기획자들이 할 수 있다. 공연계 내부에서 공연기획자의 역할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술가들은 특히 그렇다. 또 '오페라의 유령'에서 보듯 프로듀서와 투자자들의 협력체제도 유용하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앞으로 이런 형태의 공동제작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민정아 : 관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보의 장으로서 그리고 공연에 대한 선별력을 길러줄 정보센터 같은 종합미디어가 필요하다. 관객이 정보탐색을 하기 위해 지나친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 자연스럽게 거대 자본이 투자되어 관객에게 많이 노출되는 공연에만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센터가 의도한 바대로 공연정보의 장을 마련한다면 관객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용관 : 기존의 많은 정보사이트들은 거의 상업적 기반 위에 있기 때문에 공익적 기능 즉, 관객의 판단을 도와준다든지, 공연의 감수성을 높인다든지 하는 교육성 프로그램들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영세한 공연주체들에게 무료 혹은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은 더욱 약하다. 정보센터가 수익사업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그 것은 먼 후의 일일 것이다. 그만큼 시장의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은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정보센터는 공공의 지원이 필요하다. 공공지원이 기반이 되어야 운영의 공익성도 담보된다.
 
 
 
오양열 : 앞으로 5일 근무제가 전면 실시될 경우 이 것이 공연계에 미칠 영향이 반드시 긍정적인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화예술에 대한 창작과 향수지원의 재원이 늘어날 공산이 큰 만큼 전문기획사의 역할도 늘 것이라 본다.
 
  
 
장미진 : 우리 국민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의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국민들의 공연 문화에 대한 욕구가 증가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환경이 활발한 문화기획의 좋은 조건이 될 것이며 또 기대해마지 않는다.
 
  
 정의숙 : 공연예술에서는 관객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정보센터가 국민의 문화향수에 대한 의식과 정서를 높이는데 일조하기 바란다.
 

 
윤성진 : 관객의 개발이라는 공익차원에서 서울지하철 예술무대를 기획하여 연간 30만 명 이상이 관람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지원이 중단되어 현재는 부채 규모만 커져서 더 이상 지탱해 나가기가 어렵게 되었다. 기획사의 좋은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반드시 어떠한 형태로든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
 
  
 
설도윤 : 정보센터는 장기적으로는 사업성의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고 본다.
분명히 구분되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기획자와 제작자의 구분이다.
전문 제작자(Producer)는 기획자(Planner)와는 다르다. 앞으로 전문제작자들도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사업을 지향하는 기획사와 공익성 또는 예술성을 지향하는 기획사를 분리하고 그 지원방식도 달라야 할 것이다. 대형 기획사와 영세한 기획사를 구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재 기업마다 소비자서비스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마일리지를 해소하는 것이 숙제가 되고 있다. 공연계가 이에 착안한 다양한 기획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관객을 보니 25%가 지방 거주자들이었다. 그만큼 지역에서 오는 관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자면 2004년에는 디즈니의 뮤지컬작품을 할 것이다. 뉴욕대학의 뮤지컬학과에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좋은 프로그램도 도입해볼 계획이다.
기업이나 재단의 경우 일정수익을 문화에 투자하도록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앞으로 전문극장 부문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부탁하고 싶다.
 
  조동희 : 오늘 나온 의견들에 거의 공감한다. 앞으로 정책 집행을 해나가는데 많은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정보센터는 공공기관이 하기 어려운 저작권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다양한 공연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듯하다.
 
 
 
사회 : 정보센터는 공익성을 바탕으로 민관 합동체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은 그 역사나 규모가 세계적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다. 공연예술을 통해 서울의 문화 정체성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스포츠나 야외놀이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 문화의 상표로서 다양한 공연문화가 꽃피워 지길 기대한다.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좋아졌음을 피부로 느낀다. 이제는 예술인들이 깨어나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런 쪽에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장시간 진지한 논의를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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