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중 극 단  Minjung Theatre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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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의 2002년도 청와대 업무 보고에 참석하고

 
 ○ 처음으로

 ○ 인사드림

 ○ 서울의 행사장

 ○ 지방의 행사

 ○ 극단, 극장, 연극관련 기관 링크

 ○ 전국의 연극관련 대학교 링크

○ 남도의 영호남 연극제

○ 한국연극지에 실린 정진수의 글 제목

 ○ 정진수 작, 역, 연출작품명

○ 정진수 연극서적 안내

○ 문화관광부의 2002년도 청와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 세계연극제 97 서울/경기

 ○ 전국의 연극관련 행사

○ 문화관광부/2002 정책추진방향

  ○ 알림판

  ○ 자유 게시판

 

 

 

 

 

 

 

 

 

 

        글, 정진수(성균관대 교수, 한국연극협회 이사)

  지난 2 월 22 일 문화관광부의 2002 연도 청와대 업무 보고가 있었다.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올해의 업무 보고를 하는 이 자리에는 이한동 총리와 청와대 비서진이 배석하고 문광부의 장 차관과 실 국장 전원이 참석했다. 또한 정진수 교수를 비롯하여 5명의 외부 민간인 전문가들인 이현복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조신희 씨네픽스 사장, 오창희 세방 여행사 사장과 서울대 체육과의 강준호 교수 등이었다. 장관의 업무 보고 직후 대통령이 이들에게 해당분야에 대한 질문을 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문화관광부의 2002년도 청와대 업무 보고회에서 대통령은 미리 문광부로부터 제출 받은 질의서를 보고 질의를 하도록 예정되어 있었으며 질의에 대한 답 역시 문광부와 사전 조율을 거치도록 되어 있었다. 본인은 이 자리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문광부로부터 1주일 전에 통보 받았으며 보고가 있기 전 날 대통령의 질의서를 문광부로부터 전달 받고 답변에 대한 조율에 들어갔다. 최종적으로 조율한 답변내용은 다음과 같다. 1인의 답변 시간은 3분을 넘기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어 구두연습까지 마치고 작성한 것이다.

순수예술의 진흥과 예술교육 활성화 방안

       질의 1. 순수예술의 진흥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으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말씀해 주기 바람:

  국민의 정부는 최악의 경제 상황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확고한 문화입국 의지에 맞추어 정부의 총예산 가운데 문화예산 1% 달성과 각종 법령의 개정 등 다대한 업적으로 문화발전의 초석을 다짐으로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완성하신 데 이어 마침내 문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특히 근년에 들어 한국 영화의 비약적인 발전과 동남아 일대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보면서 이를 실감하는데 순수예술의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이는 일시 거품현상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순수예술, 특히 대국민 파급 효과가 큰 공연예술은 정부의 특별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를 해결할 묘책이 있을 리는 없으나 다각적인 지원 정책을 입안하여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영화를 보호하기 위하여 스크린 쿼터제를 고수했듯이 문화 산업의 논리에 가리워 대중문화에 짓눌린 순수예술을 보호, 육성키 위한 "순수예술 쿼터제"라도 도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중파 방송, 언론 지면이 문화 프로그램의 일정 비율을 순수예술에 할애한다거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여가 생활의 일정 비율 또한 순수예술 감상에 할애토록 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며 우수예술에 대한 집중 지원방식의 채택과 문광부가 법제화한 '문화특구' 제도를 전국적으로 실효성 있게 실시하여 서울의 경우 대학로와 인사동, 명동 등을 세계적인 문화명소로 가꾸어야 할 것입니다. 명동의 구 국립극장을 재매입하고 대학로에 위치한 방송통신대를 이전하여 여기에 '공연예술 센터'를 조성하는 등을 포함하여 문화발전 중장기 전략을 강구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정부 내에 설치해 주기를 건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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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의 2.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좋은 방안이 있으면 말씀해 주기를 바람:

  이미 문화관광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5억원의 예산을 마련하여 한국연극협회와 한국 연극학과 교수협의회가 주도하여 추진중에 있지만 초 중 고등학교에 연극 교과목을 개설하는 일이 최상의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부의 7차 교육과정의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 연극을 선택 교과목으로 채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오고 있습니다. 당장은 재량 선택과목과 특활교과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음악, 미술 등과 함께 국민 공통 기본과목으로 채택되기를 바랍니다.
연극은 예술 소양 교육 뿐 아니라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기르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옛부터 소위 수사학 또는 웅변술(rhetoric)로, 현대에 와서는 스피치(speech)로 바뀌어 대화, 연설, 토론, 회의 등 민주 시민의 기초 소양을 초등학교부터 필수적으로 국어교과의 일부로 가르치고 있는데 연극은 단지 말뿐이 아니라 몸가짐(manner)과 예절을 포함하는 전인적인 교육으로 세계 시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교과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특히 협동작업을 생명으로 하는 연극은 학생들에게 성취감, 타인에 대한 이해력, 양보와 인내, 우애와 협동 정신 등 현재 우리 교육에서 가장 취약한 인성교육을 위하여 최상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교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3월에 연극계가 서울과 경기 일원의 4백20개 중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학생의 75%가 연극 과목에 관심을 표했고, 46%는 수강의사를 밝혔으며, 교사의 56%도 그 필요성을 인정했으며 채택될 경우 71%가 부전공 연수에 참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문화관광부와 연극계가 주도하여 추진중에 있는 초 중 고등학교에서의 연극과목 개설에 대하여 교육부와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 진다면 우리나라 청소년 교육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우리나라가 문화선진국에 진입하는 일이 앞당겨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상 2 개 질문에 대하여 모두 3 분 내에 답변하도록 사전 조율을 거쳐 원고를 작성했는데 문광부와 협의 중에 첫 질문에 대하여 수정이 이루어졌다. 대통령을 직접 대면하고 연극 발전에 대하여 건의할 수 있는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이며 그 것도 3 분 내(질문이 2 개이니까 이 것도 1 분 30초)에 끝내야 하는 만큼 우리 연극 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큼직한 것을 얻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연극협회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건의해 왔던 평소의 생각을 담기로 마음 먹고 첫 질문에 대한 답변에 다음과 같은 대목을 삽입했다.

  " 최단기간 내에 무리한 예산 없이 우리나라의 공연예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미국의 링컨센터, 파리의 퐁피두 센터, 그리고 영국의 바비칸 센터가 그 나라들의 공연예술의 메카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순전히 가난한 연극인들의 피땀으로 일구어진 거리 대학로가 있을 뿐입니다. 지금은 상업지대로 오염되어 가고 있는 이 대학로에 위치한 방송통신 대학(구 서울대 문리대)과 사대 부속 초등학교(구 서울 법대)를 이전하고 이 곳을 한국 문화예술 진흥원이 취득하여 공연예술 센터로 조성한다면 이는 세계적인 문화명소로 각광 받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 공연장을 비롯한 인프라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민간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최상의 해결책이 될 것이며 국민의 정부 최대의 문화 치적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러나 문광부는 이 건의가 취지는 좋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차라리 현재 대한종금의 소유로 되어 있으나 회사가 파산하여 매물로 내놓은 명동의 구 국립극장을 정부가 재매입하여 연극계에 되돌려 주도록 건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왔다. 아닌 게 아니라 국민의 정부 임기 마지막 해에 방통대 이전 같은 큰 일을 수행해 내는 데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겠다 싶어 답변 원고를 수정하면서 명동 구 국립극장 얘기를 끼워넣었다. 그러면서도 미련이 남아 방통대 이전 요청을 언급하는 것은 빠뜨리지 않았다. 이왕이면 두 가지를 다 얻어낼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작용했다. 그리고 이런 요망이 말 한마디로 해결될 성질이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런 사항들을 포함하여 연극 발전을 위한 중 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정부 내에 설립해 주십사,하는 요청으로 마무리 했다.

  이 같이 대통령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문광부와 사전 조율한 뒤 당일 아침 문광부 앞마당에 전원이 모여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문광부 기획관리실장이 오늘의 진행 순서와 요령을 설명했는데 가슴 철렁한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오늘 초청된 5인의 민간 전문가들 가운데 대통령께서 시간 관계상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혹시 질문을 못 받더라도 서운해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10시 정각 청와대 본관에서 시작된 이 날의 모임은 장관의 업무 보고에 이어 곧장 본인에게 첫 질문이 떨어졌다. 두 번째 순서일 것이라고 믿고 느긋하게 메모지를 들여다보고 있던 본인은 대통령의 첫 질문에 황급히 대답했다. 본인의 첫 답변이 끝나자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두 번째 질문을 했다.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및 세제상의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그 문제는 앞서 장관의 업무 보고에도 포함되었던 전문 예술 법인 제도가 시행되는 올해부터 가능해졌다고 답변하면서 문광부는 예술인들 못지 않게 예술 발전을 위하여 미처 예술인들도 생각 못한 많은 일들을 해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보탰다. 대통령은 또 다시 예정에 없던 추가 질문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가난한 예술인들의 생계를 보살펴 줄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 질문에 대하여 본인은 대통령께서 크나큰 나라 살림을 맡아보시면서 예술인들의 생계 문제까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이 것까지 정부가 책입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연의 활성화를 통해서 해결될 문제라고 답변하고 본인의 순서를 마쳤다. 이 예상치 못했던 추가 질문 때문에 연극 교과목 개설에 관한 질문은 생략하고(다행히 장관의 업무 보고에는 포함되었음)대통령은 또 한 사람을 건너뛰고 체육과 문화 산업에 관한 질문만을 던지고 질의 시간을 마쳤다.

  5 명의 민간인 중 3명만 답변의 기회를 얻었고 이어 30분 가량의 업무 보고에 대한 지적 사항에 대해 언급하고 이 날의 보고회가 끝났다. 원고 없이 이어진 대통령의 즉석 스피치는 주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야말로 국운 융성의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문화의 전 분야에 걸쳐 일일이 통계 수치까지 열거하며 자상하게 언급했는데 순수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21세기에는 문화 또한 산업으로 승부를 내야 하지만 순수예술은 "드넓은 저수지"와 같아서 이 저수지에 물이 가득차야 그 아래 논밭(문화산업)에 물을 댈 수 있지 않겠느냐는 비유는 매우 적절하게 느껴졌으며 순수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이 날 저녁 남궁진 장관은 보고회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과 실 국장들의 수고에 대한 답례로 만찬에 초대했다. 보고회에 대한 장관의 후속 조치가 궁금하여 본인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부임후 첫 보고회라 장관도 적지 않게 긴장을 했었는데 오늘 보고회에 대하여 대통령께서 흡족해 했다는 청와대쪽의 전언을 듣고 매우 고무되어 이 날의 만찬은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본인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가지고  기대를 걸었던 대학로 방통대 이전과 공연예술 타운 조성에 대한 얘기로 화제가 넘어가며 보충 설명을 했다. 방통대 자리에는 민자를 유치하여 공연장, 연습장, 기획사무실, 지하주차장 그리고 숙식을 겸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 등을 건립하며 대학로 바로 뒷편의 낙산은 시민 아파트를 철거하여 복원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여기에 고대 그리스식의 대형 야외극장 등을 건립해 청소년 문화공원으로 가꾼다면 대학로와 연결되어 그야말로 세계적인 문화명소가 될 것이라는 제안에 장관은 진지한 관심을 표명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전문기관에 용역을 줄 것을 그 자리에서 지시했다.

  과연 이 같은 거창한 구상이 실현 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이나 마침 올해가 대선과 지자체 선거가 있는 해인 만큼 우리 연극인들이 힘을 모아 유력 후보들에게 선거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건의한다면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끝으로 이 날 장관이 청와대에서 행한 2002년도 업무 보고 가운데 순수예술과 관련한 부분들만을 발췌하여 아래에 요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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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극지 2002 4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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