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ung Theatre Company

  마피아
극단 민중극장 / 제 46회 대공연
마리오 프라티 작 / 정진수 역 연출
1979. 8. 30 - 9. 3(4 : 00 / 7 : 30)
세종문화회관 별관

   ■ 연출 후감
   
우리들의 마피아
     - 아이로니의 드라마 -
                   정진수(연출)


 지중해의 폭양이 내리 덮이는 한낮. 시실리섬의 한 마을 광장에서 기괴한 집단살해 사건이 벌어진다. 후란시스코라는 남자가 마을 사람들의 돌팔매에 맞아죽은 것이다. 그는 자기의 친딸을 겁탈한 혐의를 받고 이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관십에 따라 주민들의 처벌을 받은 것이다.
이 섬에 로마의 신문기자인 네스티가 잠입한다. 그는 마피아의 정체를 중앙지에 폭로하여 주민들을 압제에서 구출하고 마피아의 불법만행을 근절하는 데 기여할 결심을 하고 있다. 네스티는 무력한 한 개인의 힘이 사회 전체의 정의와 인간의 자유를 실현하는 데 크게 공헌할 수 있다고 믿는 점에서 이상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악을 보면서도, 악과 싸워야 할 책무를 맡고 있는 경찰서장과 신부는 오히려 추악한 현실과 타협하면서 그 안에서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눈앞의 거대한 악과 싸워 승리를 거두기도 무망한 일이지만 설사 싸워 이긴다 해도 악은 근절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는 그들은 현실주의자이다. 어쩌면 순직한 경찰관이나 순교한 성직자 보다는 살아남아서 최소한의 직분을 수행하는 경찰관이나 성직자가 현실사회에는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은 네스티의 무모하고 나이브한 투쟁과 패배를 통해서 흔한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상투적인 갈등을 그려주고자 한 작품은 아니다.
이 작품의 초점은 네스티가 겪는 가공할 아이로니에 있다. 네스티는후란시스코의 살해가 마피아의 배후조정에 의한 범행이라고 손쉽게 단정하고 탐문수사를 벌여 방증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후란시스코의 살해는 마피아의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이 밝혀지며 그 것이 마피아에 의한 범죄가 아니라는 증거를 아이러니칼하게도 마피아 자신이 제공한다.
시실리의 태양신으로 군림하는 마파아와 마피아의 압제밑에 놓여있는 주민들 사이의 관계를 네스티는 지나치게 단순하게 파악했다. 네스티의 생각에, 마피아는 가해자이고 주민들은 피해자인 줄만 알았다. 네스티는 모든 주민들이 마음속으로는 마피아를 즈오하고 저주하고 있으면서도 두려운 나머지 표현을 자제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마피아와 주민들의 관계는 이 보다는 한층 복잡하고 델리케이트한 것이다.

마피아는,
주민들을 협박하고 착취하고 괴롭히는 일만 하지는 않는다. 마피아는 이 섬사람들의 이해 충돌을 조정해 주며 생활의 질서를 잡아준다. 아이러니칼한 것은 가장 준법정신이 투철한 것이 범죄단체라는 것이다.
범죄행위를 본업으로 하는 이들이 실상 자체의 율법을 어긴 자를 가장 가혹하게 처벌한다.마피아의 살인반장, 카르멜로는 바로 이 때문에 마피아가 친히 처벌한다. 실상 마피아는 주민들을 보호해 주며 주민들은 이 보호에 감사하고 있고 마피아의 보호 밑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거추장스러운 자유를 마피아에게 위탁하는 대신 그로부터 보호를 얻어낸다. 그리고 마피아는 주민들로부터 적당한 보호세를 징수한다.
이렇게 마피아와 주민들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존관계에 놓여있는 것이다. 마피아의 통치가 때로 일부 주민들에게는 부당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충실한 교인이 결코 신을 원망하지 않듯이 마피아를 원망하지 않는다.
마피아의 진심은 그렇지 않은데 하수인드이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거나 혹은 마피아께서 요즘 피로하셔서 잠깐 실수를 하셨으리라고 너그럽게 이해해 준다. 그리고 그의 진심은 설사 의심한다 해도 절대권력자인 마피아에 대항한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인 것이다. 그의 통치 밑에 살면서 그의 선의를 의심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 보다는 차라리 그를 선신으로 떠받들고 숭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도 유리하고 양심의 평화도 가져오는 현명한 길이다.

이렇게 해서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마피아에게 복종하고 있으므로 마피아는 이 소왕국의 지배자로 군림하기 위하여 강압적인 통치를 할 필요도 없고 따라서 범죄행위를 저지를 필요도 없는 것이다.
삐에리노 신부가 누누히 역설하듯이, 마피아는 도나 신시아라는 여인을 도로 차지하기 위하여 후란시스코를 살해할 필요가 없다. 서장의 말대로 그가 원한다면 손가락만 까딱해도 자발적으로 몸바칠 여자는 해변의 모래알 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오히려 도나 신시아 편에서 마피아의 총애를 얻기 위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다가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있을 수 있을 뿐이다.
결국 마피아가 후란시스코를 교사했으리라고 단정한 네스티의 추리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모든 주민들이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는 마피아가 시실리 섬에서 범죄를 저지를 필요성이 없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 네스티의 비극적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마리오 프라티(Mario Frati)
 전후 이태리 최대의 문제작가.
 베니스에서 문학박사 학위 수여.
 현, 뉴욕시 거주. 현재까지 권위있는 21개의 문학상을 받는 등 활발한 극작활동을 통해 현대사회 속의 인  간의  문제를 치열하게 추구.

  
    몇가지 단상

"마피아" 는 희곡으로서 한가지 큰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보인다.
주인공인 신문기자 네스티의 성격부각이나 사적인 동기부여가 허약하다.
어찌 보면 그는 단세포적인 이상주의자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네스티라는 한 개인의 영적인 투쟁이나 비극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보다는 잠 자는 우리 시대의 양심에 대한 혹독한 패러블이라는 데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이 작품은 성공할 가능성 보다는 실패할 공산이 훨씬 크다고 본다. 우성 자명한 이유는 이 글을 쓰고 앉았는 연출자를 위시하여 공연자의 역량이 한계라는 것이 항상 문제되겠지만 작품의 스타일에도 문제는 있다. 우리 관객은 지적인 호소 보다는 감정적인 호소에 이끌린다.공연히 심각하고 짓누르고 쥐어짜는 연극을 보아야 속이 풀리는 것 같아하고 무대위에서 가진 고난을 겪는 주인공의 비운 앞에 동정하고 같이 울어야 한이 풀리는 성향이 있다. 이 것은 과거 신파극 이래의 오랜 전통인데 현대 서구 연극의 유입과 함께 우리 연극의식에도 상당한 변모가 있었으리라고 왕왕 착각하지만 실상 경험을 통해 볼 때 우리의 연극관에는 촌보의 진전도 없었던 듯싶다.
그런 까닭에 "마피아"의 드라이 텃치와 흑색휴머와 암론에 의한 표현 스타일은 속말로 "먹혀들기" 어렵다고 본다.  
...끝으로 이 공연이 실패할 공산이 크다는 데 대한 한가지 우울한 이유는 이 작품이 우리 시대의 가장 뼈아픈 진실을 말해주고 있으면서 실상 이 같은 주제는 가장 인기없는 주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애써 외면하거나 호도하고자(이는 가공할 지성의 역기능이다.)하는 진실을 극장에서 맞닥드린다는 것은 분명 불유쾌한 일일 것이다.   
...진정한 "비극" 이 쓰여지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존귀함이 그 사회속에 엄존해 있어야 한다는 죠셉 우드 크럿치의 말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 작품에 대하여
'아버지'의 탈을 쓴 악의 권력
이상일(성대 교수)

 마피아의 본향은 시실리 섬이다.
이 섬에도 사람들이 살 것이다.그러나 이 인간군상들은 악의 권력에 좌지우지 되는 괴뢰들이다.
힘이 시실리 섬을 지배한다. 그러나 그 힘은 법과 질서 위에 군림하는 악의 권력이다. 마피아가 죄악의 대명사로 불려지는 것은 그 것이 정의의 권력이 아니라 사조직에 의한 불의의 집단 폭력이기 때문이다.
마리오 프랏티의 "마피아"는 어쩌면 그런 사조직으로서의 힘이 얼마나음흉한 권력으로 위장되어 잇는가를 보여주는 알레고리일 수도 있다. 그럴 때 시실리 섬이라는 한 좁은 지역은 바로 하나의 국가를 상징할 수 있다. 그 속에서 힘에 의해 조작되는 음모극이 연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중적인 베일로 채색되어 우리 앞에 드러날 때, 우리는 폭력적인 악의 권력에 피해를 입는 선의의 주민들, 바로 침묵으로서 폭력을 비호하는 악의 권력에 대항할 줄 모르는 모든 전제주의 치하의 비겁한 국민들로 간주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시실리 섬이 바로 악의 본향으로 불릴 수밖에 없도록 허용한 그 주민들의 폭력에의 복종을 비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여인의 어긋난 집념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실리 섬의 두 권력의 계보, 곧 국가라는 형식을 지닌 공적조직과 마피아의 사적조직 사이에 끼어 교묘히 악과 타협하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섬 주민들 가운데는 그들의 삶이 당연히 정의의 권력에 의해 보호되어야 한다는 시민의식에 눈 뜨질 못한 채 폭력적인 권력의 자비로 연명된다고 믿는 부류들이 많다.
말하자면 작품 "마피아"는 잠들어 있는 공동체 의식에 대한 고발이며 그 잠든 의식을 더욱 악의 지옥으로 회칠하는 어느 여인의 비뚤어진 사랑의 집념을 그리기 때문에 이 부제는 <백의의 미망인>이다. 딸을 범한 남편이 성남 주민들의 돌세례로 무참히 죽어가자 그녀는 흑의의 상복 대신에 죽은 남편을 능멸하는 백의를 걸친다. 그러나 남편을 죽게 만든 그 헛소문은 옛정부인 마피아두목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그녀의 간계였던 것이다.
그 내막을 캐려는 신문기자만이 정의를 대변하고 모든 시실리 섬의 주민들은 그 정의를 외면한다.
그들은 공적인 국가 권력을 믿지 않고 오히려 마피아라는 가부장적인 악의 권력행사를 방조한다.
아무도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침묵이 그들의 미덕이다.그들은 그들의 비겁함을 증명하는 이 침묵을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른다.
인간의 탈을 쓴 악의 권력은 이 작은 섬에서 아버지로 불려진다. 자비로운 미소로 위장한 이 권력자는 살육자다. 그가 지령하지 않아도 그의 충성스런 졸개들이 경쟁심으로 동료들을 물어 죽이고 주인의 눈치를 살펴 공명심이 들떠 정의의 실천자들을 <배신자>라는 이름으로 암살한다.
아무도 마피아가 악의 권력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마피아 보다 더한 악의 여인도 결국 마피아의 술수에 넘어가 버린다.
남는 것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섬의 평화, 그리고 그 평화를 지탱시키는 폭력의 힘 뿐이다.
제물은 돌세례로 죽은 남편이나 철도사고로 가장된 신문기자의 죽음만이 아니라 비뚤어진 여인의 사랑도 혀가 잘린 악사나 동료의 칼에 죽는 마피아의 졸개들도 모두 이 악의 권력의 희생자다.
말하자면 시실리라는 섬 하나가 바로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몰락해서 폭력의 힘에 의해 악의 고장이 되어 버린다.
이 것은 비극이 아니다.
이 작품은 악의 권력이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마피아의 생리 보다도 더 비정스럽게 보여주는 상징극일 수도 있다. 이 악의 드라마는 악의 승리로 끝난다. 커다란 악 속에 비뚤어진 여인의 작은 악도 매몰된다.
그러나 폭력에 죽어간 정의의 양심과 정신 - 그 것은 신문기자의 행적에서 드러나는데 그의 덧없는 죽음이 결코 메아리 없는 죽음이 될 수 없다는 우리의 각성. 그리고 악도 논리를 갖는다는 파라독스와 비겁한 침묵에 대한 우리의 분노같은 것이 <악의 승리>를 제어하는 장치가 된다.
한 때 "동행무대"라는 표현을 썼던 다면적 무대구성과 부분적인 패이드 인, 패이드 아우트의 효과에 따라 이 드라마의 내용은 꽉 짜이거나 느슨해질 수 있으며 등장인물의 나이를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따라 긴박감은 전혀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 연기자들은 2. 30대의 표현에는 강하지만 5. 60대와 소년. 소녀기의 연기에 약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이 공연작품에 어떤 연기술의 개발이 이루어 질늕; 기대해 볼만하다.

 캐스트

스탭

돈로자리오 / 강문선
도나신시아 / 김애경
네   스   티 / 김영선
경 찰 서 장 / 이필훈
삐에리노 신부 / 장도순
도나 라파엘라 / 이윤미
카 르 멜 로 / 박봉서
바  비  오 / 이희도
말 라 카 르 네 / 김형영
아 니 말 룽 가 / 최상규
오 르 넬 라 / 윤석화. 송희연
페 푸 쏘 / 이경영
후란스시코 / 이덕근
살인 청부업자 / 전인택과 우상전
여        인 / 강성숙과 곽혜란, 최광희
소        년 / 이현해
남        자 / 박용균
※ 특별출연(무희) / 김기인


장치 / 최연호
조명 / 임추영
안무/ 김기인
분장 / 전에출
음악 / 서우석
의상 / 이신혜
의상보/ 김현숙
효과 / 이경우
무감 / 김주섭

이 공연을 도와주신 다음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전용종(동아일보 사진부)
김홍소님(TBC - FM)
유네스코 청년협회
권오웅님(만화가)
윤장용님(삼성유치원장)

   민중소식
   <신데렐라> 공연

 
 민중극장은 '세계 아동의 해'를 맞아 "신데렐라"를 가지고 새롭고 이색적인 아동극의 실험공연을 가진 바 있다. 종전의 아동극이 주로 대극장 무대에서 흥행에 주안점을 두고 구태의연한 프로시니엄 양식의 연극을 해왔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민중극장에서 시도한 아동극은 7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공연을 가지며 공연의 스타일도 관객이 극 진행에 참여하고 관극하는 아동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의존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를 위하여 작품을 민중소극장의 특수성에 맞추어 과감히 재구성을 하였고 참가자들의 긴밀한 협동작업을 통하여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 극에서 요술할멈은 관극하는 아동들의 도움과 조언을 받아서 요술을 부리게 되며 각 등장인물들이 아동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의겨을 묻기도 한다. 신데렐라를 찾으러 다니는 신하들은 객석에 들어가 관객들에게 구두를 신겨보기도 한다.
무대장치를 맡은 최연호씨는 계모의 집과 궁정장면을 만화적으로 미니츄어세트로 만들어 순식간에 장면전환이 이루어지도록 했고 여러 가지로 변하는 요술빗자루를 특수제작하였으며 의상을 맡은 김현숙양은 단순한 의상에 그림을 그린 옷을 제작하여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준다.
원래 이 공연은 방학기간중 민중소극장 주변의 동네 아이들을 위한 공연으로 기획되었는데 민중소극장의 여타 공연 때문에 항상 문전에 몰려들어 입장시켜 달라고 졸르는 아이들을 보고 극단원들이 발상해낸 생각인데 소극장에서의 아동극은 종전의 아동극과는 개념부터가 달라야 하리라는 생각에서 "신데렐라"를 가지고 새로운 방식의 실험공연을 갖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민중극장은 이번의 "신데렐라" 재공연중에 아동교육이나 아동극에 대하여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우선적으로 관극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국민학교 교정이나 아동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서 순회공연을 가질 것도 검토중이다.
아동의 정서교육을 위하여 이 공연을 유치하기 희망하는 단체는 극단으로 연락 바랍니다.

   ◇ 신데렐라 <재공연 안내>
   ◇ 신데렐라 공연은 전회 무료입니다. 단, 미리 전화로 좌석을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 초청공연을 희망하는 아동관계 단체나 학교의 연락을 희망합니다.
 
   ■  9월 29일 - 10월 1일
     10월 3일
     10월 5일 - 10월 7일

   ■ 민중소극장(삼각지 용산 전화국 뒤)   792 - 5645

   ◇ "신데렐라" 관극기

   호감 가는 무대...
   구희서(일간 스포츠 기자)

 
 <신데렐라>는 서양 동화 중에서도 상당히 예쁜 동화이다. 그리고 물론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어쩌면 비슷한 얘기인 우리의 동화 <콩쥐 팥쥐> 얘기 보다 더 많이 알려져 있을지 모른다.
디즈니사에서 만화영화로 만든 <신데렐라>를 보고 참 곱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민중극장이 공연한 루스 뉴톤의 연극 <신데렐라>도 아주 예쁘고 재미있었다.
얘기를 끌어나가는 방식이 어린이들에게 연극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면서 동시에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엉성한 듯 하면서도 고운 짜임새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극단 민중극장은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극단이다. 민중소극장을 통한 웍샾발표공연 극작가웍샾과의 제휴공연 신춘문예 당선 공연 등 소극장운영에 의미 있는 기획이 많았다. 민중극장의 명예는 어떻게 보면 관객이 많아 더 화제가 됐던 무대 보다 이런 소극장의 의미있는 활동으로 더욱 높아졌을 지도 모른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아동의 해라서 세계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많은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를 위해서라는 명목의 행사가 꽤 있었고 연극 중에서도 현대극장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피터팬>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민중극장이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방학이 끝나는 주말인 8월 18일 ~ 19일 이틀간 민중소극장에서 공연한 <신데렐라> 역시 세계아동의 해 기념공연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민중의 대표이며 이 무대의 연출인 정진수씨는 맨처음 이 공연의 기획을 발표하면서 우선 민중소극장이 위치한 용산전화국 뒤 주택가의 개구쟁이 어린이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어서라는 이유를 내놨었다. 때와 소원이 함께 만나 곱게 꽃을 피운 셈이다.
민중은 <신데렐라>라는 예쁜동화를 예쁘게 공연하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은 귀엽고 조그만 손뼉소리로 보답이 된 것 같다.
극장 골목 밖 큰길가에 있는 육교 위에는 금박지로 테를 두른 조그만 간판이 <신데렐라>를 공연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화살표로 붙어있고 골목안에는 극장으로의 안내표시를 해서 극장으로 다가가는 마음에서부터 한결 정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골목이 꺾이는 길에는 아스팔트위에 또 <신데렐라>라는 글자가 안내표시처럼 써있어서 재미 있었다.
좀 먼 데서 극장을 찾아오는 어린 손님이라면 이런 표시에서 조금은 마음이 들떴을 상 싶었다. 지하인 극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양쪽에는 그야말로 아주 쬐끄맣고 예쁜곷을 장식하고 심지어 화장실 표시까지 어린이들을 위해 따로 만들어 부치는 정성을 보였다.

이 공연에는 번역자인 윤광진을 비롯해서 공연전에 어린이들에게 극장과 연극을 설명하고 함께 유희를 해서 어린 관객의 긴장을 풀어준 최광희 그 외 연기진에도 민중의 웍샆회원이 다수 참여했다.
연극을 처음 시작한 젊은 열의가 어린이 관객 앞에서 불을 뿜은 셈이다.
이 연극의 재미는 요술할머니의 성격과 그가 어린이들과 한편이 되어 같이 얘기를 끌어가게 만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극의 요술할머니는 만능이 아니다. 늙고 건망증도 있고 요술도 어째 자신이 없다.
그래서 노상 잘못을 저지르고 또 어린이들에게 열까지 함께 세자고 도움을 청한다. 어린 관객들은 열열히 참여했다. 신데렐라를 도와주라고 다음 장면이 보고 싶다고 열심히 대답을 했고 열까지 수를 셀 때는 입을 모아 소리쳤고 배우들의 대사속에 서슴치 않고 끼어들어 감탄을 하기도 했다. 어른관객들은 그런 어린관객들 속에서 함께 무대를 보면서 연극과 연극을 보는 일을 함께 즐길 수가 있었다.
계모역에 강성숙, 신데렐라에 윤석화,요술할머니에 이내성, 왕자님에 이덕근, 의붓언니들에 유한옥 곽혜란 장진아 대신에 이희도 공작에 최상규 등 배우들은 모두가 다소곳하게 어린관객을 이끌어갔고 어설픈 데가 있어도 상쇄될 수 있을 만큼 열의 있는 태도를 보였다. 열심히 얘기를 해주려는 자세가 호감을 줬다.

종이에 그림을 그려 만든 의상 예쁜 그림책같은 장치나 재치있게 만든 소품들이 호사스럽지 않게 알뜰한 정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즐거움과 부끄러움
   권오웅(만화가)


 나의 사랑하는 세 아이들
승아, 진희야, 그리고 주야.
잘 보았니? <신데렐라>. 아주 재미있게 말이다.
이 아빠는 사실 너희들 보다 더 즐겁게 보았고 한편 너희들을 보기가 부끄러웠던 속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신데렐라, 왕자, 요술할머니, 신하들...
너덜거리는 책장속에서나 만나 볼 수 있었던 아빠의 어린시절에 난 요술할머니를 제일 동경했었단다. 어떤 마법을 피울 것인가. 나도 요술을 부릴 수 있었으면, 그럴 수만 있다면 착한 신데렐라를 더 알뜰히 도와주련만. 내가 왕자였으면, 그 유리구두는 얼마나 예쁠까. 깨어지면 어떻게 하지...
내게는 꿈결같은 얘기로구나.
그런데 그 꿈이 삼각지의 어느 골목, 지하실 '민중극장 스튜디오'라는 곳에서 너희들과 함께 나란히 앉은 채 이루어지다니 솟구치는 동심으로 아빠는 몇 번이나 실수를 저지를 뻔 했단다. 신하가 유리구두의 임자를 너희들(스튜디오안의 모든 어린이들) 가운데서 찾을 때 나는 너희들을 밀어붙이고 불쑥 내 발을 내미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신데렐라도 왕자도, 개막전후와 막각에 진행을 즐겁게 해주는 여선생님도, 너희들도 어른들도, 그러니까 그 스튜디오 안의 모든 사람들(약 70명쯤?)이 다함께 노래하고 손뼉치고, 춤추고 그러다 보니 벌써 연극이 끝나 버렸지. 비록 1시간여밖에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우린 모두 영롱하고 아름다운 한줄기 동화속에 머무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던 것 같다. 동화를 본 것이 아니고 동화속에 우리가 나왔었던 것 같은 기분.너희들을 위한 한판의 마당굿이었다고 하면 어긋난 얘기가 될까?
아무튼 아빠도 무척 신이 났었던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 연극을 보여주신 분들은 모두가 실제의 이로움을 떠나 몸과 마음으로 아름다움을 꾸며내는 아주 힘든 일을 하시는 분들이란다.너희들도 보지 않았으냐.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더냐.
그리고 모두 거저 보여 주지 않더냐.
그 덕에 난 이웃집 아이들까지 덤으로 다섯명씩이나 데리고 가기는 했지만-
너희들에게 해맑은 웃음을 웃도록 해주고 너희들 마음속에 무지개를 놓아주신 이 분들은 주머니가 항상 가벼운 분들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는다는 것. 그 훌륭함이 바로 아빠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란다. 베풀 사람과 누릴 사람이 서로 알맞게 맺어진 것이냐고 묻는다면 진짜 할 말이 없구나.
이 점 아빠와 엄마를 포함한 모든 어른들이 너희와 너의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구나.
너희들의 생각과 기쁨과 힘을 키워 나가는 데 어른들에게 대한 의심과 불만이 싹트고 있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어른드에게 있는 것이기에 아빠는 그 날 즐겁고도 그토록 부끄러웠던 것이다.

      민중소식

 
   □ '민중. 극작 워크숍' 발표회

민중극장은 3회째의 '민중 - 극작 워크숍' 발표회를 맞아 단막 2편을 묶어서 지난 7월 7일부터 8일까지 성황리에 민중소극장에서 공연을 가졌다. 발표 작품은 최인석 작, 최치림 연출의 "벽과 창" 과 김병종 작, 정진수 연출의 "새야 새야" 로 작품과 공연의 양면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 민중단원 워크숍

민중극장의 단원들이 자체 연기력 향상을 위하여 피란델로 작 정진수 연출로 "뜻대로 생각하세요"를 가지고 발표회를 가졌다.
지난 7월 14일 민중소극장에서 가진 이 공연을 통해 단원들의 연기역량이 크게 향상되었고 극단의 앙상블이 한층 다저져 가고 있음이 싫증 되었는데 극단은 앞으로도 대외공연이 없을 때를 이용하여 꾸준히 단원 워크숍을 계속할 예정이며 이 같은 공연은 '민중 - 극작 워크숍' 과 함께 전회 무료 공연으로 극단 관극회워이나 일반 연극관객들에게 베푸는 서비스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 '민중연극 아카데미' 개설

제 1 회 '민중연극 아카데미'가 개설되어 지난 7월 11일부터 4주간에 걸쳐 연극에 관한 기초적인 이론과 실습 교육이 행해졌다. 총 26명의 선발된 수강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아카데미 교육과정은 연극입문 과정으로 많은 수확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는데 특히 김도훈, 윤호진, 김효경, 최치림, 정진수 등 우리 극계의 젊은 연출가들이 담당한 연출, 연기 실습시간이 실제적인 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후감이었다.
4주간의 교육고하정을 필한 아카데미 회원들은 "뜻대로 생각하세요"를 가지고 실습공연도 가졌는데 수료생들은 '민중연극 아카데미'를 상설 아마츄어 연극 서클로 발족시켜 순수연극활동을 자율적으로 펴나가기로 결의하고 지난 8월 20일에 발기모임을 가졌다.
이 '민중연극 아카데미' 는 민중극장과 횡적인 유대를 가지고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극단이 같은 명칭으로 실시하는 연극강좌의 수료생들을 계속 신인 회원으로 받아들여 이 모임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공연예고>

극단 민중극장 제 47 회 공연
무언가
이병원 작 / 최치림 연출
□ 1979. 10. 19 - 31
□ 삼일로 창고극장

 * 오래 된 프로그램을 여기에 공개하는 이 관객의 뜻이 어디에 있을까요?
마음은 바로 이 때로 돌아가서 민중의 소식을 접한
그 당시의 설레임으로 변화되는 느낌속에 놓이고 싶어서...
다시 또 이렇게 만남을 이루면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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