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ung Theatre Company

 극단 민중극장 제 30 회 공연

제 1 회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작품
연극회관 세실극장  1977. 10. 14 ~ 19(4시 / 7시)

사자와의 경주
이어령 작 /  정진수 연출

대한민국 연극제의 의의
이효영(연출가, 극단 대표)


 내년은 한국의 신극이 70년을 맞는 해이다. 이 70년의 역사는 우리의 선지적인 예술인들이 그들의 희생과 고통을 밑거름으로 하여 이 땅에 연극문화를 수립하기 위하여 애써온 역사이다. 민족사의 수난 속에서도 우리 예술인들은 불굴의 의지로서 예술의 명을 지켜온 것이다. 그들이 일구어 놓은 예술적 유산이란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앞서간 사람들이 남겨 놓은, 아무리 보잘 것 없을 망정 그 것은 우리들이 새로 쌓아가야 할 출발의 자리임에 틀림없다.
문화는 그 것을 담당한 몇 사람의 전유물일 수 없다. 그 것은 우리 민족 공통의 재산인 것이다. 모두가 참여해서 우리의 문화를 일구어 가야할 시점에 우리는 와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선지자의 시대는 지났다. '한국문화 예술 진흥원' 의 사업으로 마련된 '대한민국 연극제' 가 시행되는 의의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연극제는 몇몇 개인이나 단체의 발표 기회를 제공하자는 데 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연극인과 전 연극팬들이 참여하여 우리 연극의 기량을 닦고 길러가는 수련장의 구실을 해야 한다는 데 보다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연극제' 는 첫회부터 찬란한 예술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만들어진 행사는 아니다. 이 연극제가 회를 거듭함에 따라서 우리 연극이 조금씩 조금씩 향상하는 모습을 그 안에 담고 또 그 향상을 거국적으로 돕자는 데 연극제의 의도가 있다고 본다.

우리 극단이 연극제에 참여한 것도,
뛰어난 예술 작품을 화려하게 선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극제의 참여를 통해서 한 가지라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을 찾기 위해서이다.
연극제의 주최자나 방관자나 이번 첫회의 연극제가 이런 뜻에서 잘 이루어지고 앞으로 발전되어 지도록 배려와 격려가 있어야 하리라고 믿는다.
 

작품개요


15 층에서 투신자살한 철학교수의 사건이 그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소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뛰어든다. 맹목적인 삶이 붕괴되고 그 자리에 음악과 바다와 바람이 스며든다.
대화 없는 부부싸움의 기묘한 갈등 끝에 다시 창문이 깨지는 소리. 그 것은 누에가 꼬치를 뚫고 새로운 세계로 환생하는 소리이다.
그래서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시작이 된다.
 

병든 생의 회복을 위하여...
이어령(작가)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세균을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는 그 것을 또 배양해야 한다. 이러한 의학의 역설이 연극의 세계에도 존재한다. 극장무대는 우리들 생의 아픔을 바라보는 현미경이기도 하고 그 불길하고 우울한 세균을 키우는 실험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극은 행복할 수만은 없다.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것, 잊어 버리고 싶은 것...
이런 것들을 깨워서 일으킨다.
두 번째의 내 희곡도 한 인간의 좌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건강하고 유능하고 야심이 있는 한 인간이 어째서 창문으로부터 추락하고 마는가?
아내와 냉장고와 TV와 안락의자와 말하자면 일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뛰어내리는 것일까?
나는 그 좌절을 통해서 도리어 병든 생으로부터의 회복을 찾아보려고 했다. 아마 이 연극을 보는 당신도 그런 일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행복감속에서 도취해 있거나, 또는 그 것을 추구하기 위해 발버둥치다가도 '죽은 자' 의 목소리를 들을 때 갑자기 그런 것들이 무의미해 지는 충격을 받게 된다.
결국 우리는 살아있는 자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죽은 자들과 싸우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 것이 더욱 본질적인 생의 문제가 된다. 다만 살아있는 자(일상인)와 죽은 자(본질적 인간)가 경주를 하는 이 경기장에는 금빛 트로피라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그 경주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힘들었던 경주를 마치고
정진수(연출)

'사자와의 경주' 원고를 읽고 나는 년전에 번역 연출한 바 있는 헤롤드 핀터의
'풍경'(Landscape) 이라는 단막 희곡을 즉각 연상했다.
이 두 작품은 다같이 한 부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고 그들의 결혼생활을 소재로 하여 생에 대한 환멸과 대화의 단절을 강열한 연극적 언어로 표출해 주고 있다.
두 작품 다 이렇다 할 외적인 사건은 없다. 극은 시종 방안을 떠나지 않고 부부의 평행적인 독백 아닌 독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남편은 바로 며칠 전에 있었던 일에 몰두해 있고 부인은 오랜 과거의 추억 속에 거주하고 있다.
용케도 두 작품에서 다 부인의 추억의 내용은 옛 애인에 관한 것이고 또 바다와 관련된 것이다.
또 부인에게 있어서 그 과거는 이미 절대시제가 되어 있다. 현실의 시간으로부터 차단되어 있고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밀폐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이 두 연극은 다같이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액션'이 없는 것처럼 보이나 그 밑바닥에는 어느 멜로드라마에 못지 않은 강열하고도 치밀한 극적 계산이 숨어 있다. 이 내적 흐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에 공연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이 두 작품의 차이를 말한다면 '풍경' 은 강열한 이미지의 언어로서 호소하는 반면에 '사자와의 경주' 는 작가의 얼굴이 노출되는 수사에 의존한다는 점과 핀터가 말하려는 삶이 존재론적 삶이라면 이어령의 삶은 '현대의 병든 삶' 이라는 한정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일 것이다.
'풍경'(1970년 작)은 가장 현대적인 극작가로 알려진 핀터에게 있어서도 그의 작품 경향에 변혁을 가져다 준 가장 실험적인 작품에 속한다.
이어령의 '사자와의 경주'는 현대성을 체득한 드물게 보는 창작극의 수작이라고 생각되며 적어도 그의 극작가로서의 성공적인 변신의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나는 어느 때 보다도 연극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 것은 다름 아닌 공동작업을 하는 재미이다. 작가와 가진 몇 번의 연습내용에 대한 토의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많은 것을 얻게 했고 수 차에 걸친 스케치 수정작업을 통해서 장치 디자이너와 가진 협의는 공연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구실을 했고 의상디자이너의 고집에는 마침내 굴복하면서 통쾌한 패배감을 맛 보았다.
이 밖에도 제한된 여건 속에서 이번의 공연이 즐거운 공동작업이 되게 한 스탭, 캐스트와 함께 우리의 작업이 무대 위에 어떻게 나타나 보일지 지켜보기로 한다.

 내가 아는 이어령 선생님
최인호

 내가 아는 이어령 선생님은 십종경기 선수다. 뜀뛰기에 높이뛰기에 모든 부분에 참여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그는 백미터 신기록 보다는 그 모든 점수를 합한 신기록 보유자이기를 원한다.
이어령 선생님은 구리를 갖고도 금을 뽑아내는 연금술사이며 뱀의 혓바닥 용의 발톱으로 '사랑의 묘약'을 빚는 주술사이다. 손 바람을 일으키는 무예사이며 맨손으로 바위를 부수는 차력사이다. 그는 내부에서 가는 실을 뽑아내는 거미이며 지금은 사라져 버린 공룡이다. 바다위를 숨 쉬는 심화의 고래이며, 오래 된 물 속에서 숨막혀 연신 물표면을 향해 입을 벌리고 떠오르는 민물고기다.
또한 이어령 선생님은 '피노키오' 다. 사람이 아닌. 그래서 영원히 늙지 않는 나무로 만든 인형이다. 거짓말도 못하는데 어쩌다 한 번 하면 코가 석 자나 자라 들켜 버리고 만다. 언제나 인간의 심장을 갖고 싶어 방황하는 피노키오처럼 그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조락에도 자신의 가슴을 앓는다. 그러나 나는 비노니 제발 이어령 선생님은 영원히 나무로 만든 인형이기를 빈다. 내가 아는 이어령 선생님은 손오공이며 그가 인도하는 삼장법사는 바로 우리 문학이다.
손오공의 여의봉은 이선생님의 펜이며 손오공이 가는 '천축' 의 세계는 문학의 진실이다. 그러나 나는 비노니 제발 이어령 선생님은 영원히 천축의 세계에 도달하지 말지어다.

캐스트

스탭

박봉서
한상미
신동훈
김영선
이필훈

장치 : 고승길
효과 : 이경우
분장 : 전예출
의상 : 변창순
조명 : 김의중
무감 : 허삼무

 제 2 회 <관객과의 대화>

 연극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관객과 무대와의 보다 긴밀한 교감을 위하여 민중극장이 마련한 <관객과의 대화> 는 민중극장의 공연 때 마다 관객과 공연의 스탭. 캐스트가 마주앉아 그 날의 연극얘기로부터 시작해서 연극예술 전반에 걸쳐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때 : 1977. 10. 15(토), 오후 5시 30분 ~ 6시 30분
곳 : 세실극장
※ 토요일 낮공연에 오시면 편리합니다.

 극단 민중극장 제 31 회 대공연                                                        

  꿀맛
  셸라 딜래니 작 / 정진수 역 연출              
  출연 : 윤석화, 김애경, 박봉서, 김영선, 이창환
  민중의 '관극회원' 이 뽑은
  다시 보는 춤과 음악과 연극의 향연
  □ 1977. 11. 4 ~ 8
  □ 시민회관 별관

민 중  소식

◇ <그 해 치네치타의 여름> 공연성료
지난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연극회관 세실극장에서 가졌던 제 29 회 공연 <그 해 치네치타의 여름> 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하반기 첫작품으로서 이례적인 성황을 이루었던 이 공연기간 중에 제 1 회 <관객과의 대화> 모임을 갖기도 했는데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 출연자들을 만나 공연에 대하여 얘기를 주고 받는 이 시간이 매우 뜻있는 기회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 제 4 회 워크숍 발표회
민중극장은 77년도 세 번째의 워크숍 발표회를 지난 9월 29일 신촌역 부근 7.6소극장에서 가졌다. 구엔돌핀 퍼어슨 작, 유재철 연출로 가진 이번의 단막극 <버지니아 그래이의 초상> 에는 유능한 신인여자 연기자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이번 워크숍의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남인기, 최상규, 송연희, 차주향, 김재원, 조태숙

 민중극장의 방향

 
 첫째,

 민중극장은 의식있는 생활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공연합니다. 연극은 우선 재미있게 즐기며 볼 수 있어야 하며 또 보는 동안, 그리고 보고나서 우리들의 삶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드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체험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민중극장은 소수의 전문인들만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실험적인 공연방식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공연은 진지한 감상태도를 지닌 관객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공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물론 항상 신선하고 보다 훌륭한 공연을 만들기 위하여 조류나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서 우리 공연 수준을 높여가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셋째,

 민중극장은 연극에 뜻을 두고 연극에 대한 이념과 방법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끼리만 모여서 진실한 내적협동작업에 의한 연극을 할 것을 희구합니다. 한 번의 공연을 위해서 이념과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흥행적인 계약에 의하여 당장의 공연성과만을 위해서 외적으로 결합하는 공연행위는 원하지 않습니다. (또 그 것이 당장은 서툴러도 궁극적으로 최상의 연극을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민중극장은 우리들의 목적이지 그 것이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극을 통한 우리들의 자기 만족이 공연성과에 우선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중극장에 뜻을 같이하는 재능 있는 예술인들이 모여서 훌륭한 연극을 할 수 있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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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와의 경주" (1 회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
 □"카덴자" (제 2 회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작)
 □"내가 말 없는 방랑자라면"(제 4 회 대한민국연극제)
 □"게사니" (제 7 회 대한민국연극제  참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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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각자여" (제 9 회 대한민국연극제  참가 작품)
 □영어 뮤지컬 "춘향전" (국제연극제 참가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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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산리" 프로그램(제 13 회 "서울연극제" 참가)
 □"영자와 진택" (제 16 회 서울연극제  참가)
 □"이혼의 조건" (제18회 서울연극제 참가)
 □"쿠데타" 프로그램(제 19 회 서울연극제 참가)

 
 
[서울 연극제.]1977년 제 1회부터
   
 
정진수 작, 역, 연출작품명
 정진수 연극서적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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