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ung Theatre Company


   
연극의 이해   
Understanding Drama & Theatre
정진수 / 김동욱 공저
 

 

       제 1 부 희곡과 공연의 이해 : 정진수

    1. 희곡과 공연의 특성.........................9

    2. 희곡과 공연의 본질.........................17

    3. 희곡의 요소....................................36

    4. 희곡의 형태....................................51

    5. 희곡과 공연의 양식..........................60

    6. 공연의 요소.....................................66

    7. 희곡과 공연의 비평..........................90

    8. 현대연극의 의미..............................103

 

 7. 희곡과 공연의 비평

 1) 전통비평


 앞에서 말했듯이 희곡은 문학의 한 장르이다. 따라서 희곡의 비평은 문학비평의 범주에 속한다. 동시에 문학은 예술의 한 장르이다. 따라서 문학은 예술비평의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예술비평은 미학이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미학은 철학의 한 분야이다. 따라서 희곡을 포함한 문학비평은 고대로부터 철학과 깊은 관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희곡비평의 시조가 '시학(Poetics, 335~322 B.C.)'의 저자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에도 예술창작 활동이 있는 곳에는 항상 비평이론이 뒤따랐으며 비평이론도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19세기까지의 비평적 접근방법들을 흔히 전통적 접근방법이라고 부르는데 그 대표적인 유형들을 대체로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1) 텍스트와 언어비평(Textual-linguistic) 비평

 
사실 텍스트와 언어적 접근은 엄밀히 말해서 비평의 방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 보다는 문학작품 분석의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겠다. 텍스트의 진정성(authenticity)과 역사적 배경 속에서의 언어사용의 정확한 의미를 추구하는 이 접근방법은 반드시 인쇄술이 고도로 발달하기 이전에 쓰여진 고전 뿐 아니라 비교적(cryptic) 표현을 즐겨 쓰는 현대문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2) 역사와 전기(Historical-biographical) 비평

 
이 비평방법은 주로 19세기에 성행했는데 문학작품을 작가 개인의 생애나 시대 또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애나 시대의 반영으로 본다. 흔히 이 방법은 상상력이 빈곤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그 대신에 문학비평에 학문적 엄격성을 보태준다. 따라서 이 방법 또한 다른 비평가들이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보조적 역할을 한다.
 

 (3) 도덕과 철학(Moral-philosophical) 비평


이 비평방법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철학자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가령 플라톤은 문학적 도덕성과 효용성을 강조했으며 호레이스 또한 문학의 두 가지 기능을 dulce et utile, 곧 "쾌락과 교훈"으로 보았다. 이 같이 문학이 도덕적, 철학적 기능을 강조한 것은 특히 신고전주의 시대에 두드러졌다. 물론 이들도 문학작품의 형식과 기법, 또는 미학적 장치들을 도외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 것들은 어디까지나 이차적인 문제였다.
비록 이상의 전통적 비평방법들이 시대적으로 낙후했으며 지나치게 상식에 의존한다는 한계는 있으나 그 대신 최신 문학비평의 방법들이 흔히 빠지는 "열병과 유행병(cultism & faddism)"에 감염되지 않으면서 문학연구를 탄탄한 학문적 기초위에 올려 놓았다는 점에서 오늘날까지도 이들 전통적 방법들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 같은 전통적 방법에만 의존하였을 때 만족할 만한 문학연구가 이루어 질 수 없음은 물론이다.
 

  2) 현대비평


따라서 20세기에 들어서서 이 같은 전통비평의 한계를 극복하고 문학작품의 연구와 비평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면서 현대비평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낸 것이 소위 사회학적(sociological) 비평으로 문학은 현실의 삶과는 어느 만큼 유리 되어 있다는 종전의 통념을 허물고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듯이 문학도 사회적, 역사적 환경과 상황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문학과 현실의 삶과의 긴장을 가장 첨예하게 의식하고 나아가서 문학이 사회개혁의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고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하여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도구로서 문학이 기능하기를 요구하기에 이르러 이 사회학적 비평방법은 단순한 문학비평의 범주를 벗어나게 되지만 양차대전 이후 그 세력이 약화되었으며 오늘날 탈 냉전시대에 이르러 더욱 기세가 꺾였다. 그러나 문학이 인간의 삶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 한 사회학적 비평에 대한 관심은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가부장제도의 남성중심주의를 타파하자는 기치를 내걸고 비교적 근래에 대두한 여성주의(Feminism)비평 또한 넓게는 이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보다 먼저 1910년대에 러시아 혁명을 전후하여 일어난 러시아 형식주의(Russian Formalism), 그리고 그 것과는 무관하게 미국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신비평(New Criticism)은 앞의 사회학적 방법 보다 더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문학비평에 던져 주었다. 적어도 1960년대까지 위력을 떨친 이 신비평은 작가의 삶이나 정신, 그리고 독자의 가치나 신념 또는 작품의 사회적 효용성 따위는 일체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문학작품 그 자체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에 흔히 '존재론적 비평방법' 또는 '객관적 비평방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는 앞에서 18세기 까지는 예술을 지식이나 기술의 '체계적'적용으로 보았다고 했는데 이 경우 예술 작품의 우열은 기계적으로 판정되어 질 수밖에 없다. 당시의 관행적인 예술창작의 규칙들에 맞게 쓰여지면 좋은 작품이고 그 규칙들을 이탈한 작품은 좋지 못한 작품이 되어 버린다. 실상 17, 18세기의 신고전주의(Neo-Classicism)시대에는 대단히 까다롭고 복잡한 예술창작의 규칙들이 있어서 예술가들은 이 같은 외부적인 규칙들의 속박을 받았었다.
그러나 19세기 낭만주의(Romasticism)시대에는 과거의 외부적 규율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예술창작과 비평의 태도에 있어서 정반대의 극단으로 옮아가 버렸다. 어느 작품이 좋고 나쁘고를 판별할 수 있는 일체의 외부적 규율을 배척한 나머지, 예술에 대한 가치 판단은 철저히 감상자의 주관에 맡겨 버리는 인상주의(Impressionism)가 대두했다. 내게 좋으면 좋고 내게 싫으면 나쁘다는 극단적인 주관주의(Subjectivism)는 예술작품의 가치 판별을 혼미에 빠뜨릴 수밖에 없었다.
19세기 후반에 자연주의(Naturalism) 내지 초기 사실주의(Realism)가 일어나면서 예술비평의 객관성이 회복되었는데 예술 작품의 우열을 가늠하는 객관적인 기준으로서 '인생에의 충실도(truthfulness to life)'가 제기되었다. 곧 인생을 충실하게 그리면 좋은 작품이요 그렇지 못하면 나쁜 작품이라는 생각인데 이 같은 생각에는 예술을 자기 모순에 빠뜨리게 하는 함정이 파여 있다. 예술이 인생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달리 말해서 예술이 예술로부터 멀어질수록, 곧 예술은 예술이 아닐수록 좋은 작품이라는 모순된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그보다도 자연주의를 포함하여 그 이전의 신고전주의나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태도들은 한결같이 예술 작품의 가치판별의 척도를 예술 바깥에서 찾았다는 데 더 문제가 있다. 예술은 예술 자체의 논리로 그 가치를 판단해야지 예술 바깥의 어떤 인위적인 규칙이나 보는 사람의 주관이나 혹은 소재에의 충실도를 놓고 그 가치를 논하는 것은 예술의 자기부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예술 비평의 한계를 극복하고 예술을 예술 내적 논리에 의하여 바라보는 시각이 정립되면서 현대비평의 토대가 닦이기 시작했다. 그 것이 바로 위에 말한 신비평의 기본적인 시각이다.
어느 예술작품의 성패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작품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작품의 의도는 작가, 곧 예술가의 의도와는 다른 것이다. 예술작품은 일단 예술가의 손을 떠나면 독자적인 생명을 가지므로 예술가가 창작 이전에 어떠한 의도를 가졌건 그 의도가 작품 안에 실현되어 있지 않는 한, 그 것은 작품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이다.
예술비평의 첫 단계는 예술작품이 그 안에 담긴 의도를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실현시키고 있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그 작품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분리하고 분석해서 그 것들이 작품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가를 따져 봐야 한다. 우리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는 그 것을 이루는 요소들을 분리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받아들인다.
예술작품의 요소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만큼 그 것들을 분리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 것은 다만 관념적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비평이란 감상이 끝난 후에 그 작품의 성과를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인 만큼 이 단계에서는 예술작품의 요소들을 관념적으로 분리하여 각 개의 성과를 따로 떼어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비평의 첫 단계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그 작품은 일단 성공적인 작품이며 또한 훌륭한(good)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비평의 임무가 끝나는 것은 아니며 이제 두 번째 단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첫 번째 단계를 예술작품의 효과 수행(performance)의 단계라고 본다면 두 번째 단계는 의도(intention) 수준의 단계라고 할 수 있겠는데, 예술가가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려고 한 의도가 얼마만큼 값어치가 있는 것인가를 따지는 것을 말한다. 가령 희곡에서 극작가의 의도가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거나 '여자도 남자와 똑같은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을 때, 이 같은 의도는 물론 중요하고 가치있는 문제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의도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나 남성관객에게 혹은 이미 남녀평등의 관념이 확고하게 자리 잡혀진 사회에는 절실한 호소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희곡의 의도가 '오만은 파멸을 불러온다'거나 '진정한 행복은 사랑에 있다' 또는 '인간의 삶은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다'라는 것들이라면 어느 시대 어느 사람에게도 폭 넓은 호소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가의 의도가 모든 사람들의 절박한 관심사로서 그들의 삶의 근원에 호소되어 질 때 그 작품은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자연 그 작품은 단지 훌륭한 작품임을 넘어서서 위대한(greet) 작품으로 평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비록 어느 예술작품의 의도가 아무리 값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의도가 효과적으로 실현되지 못했다면 그 작품은 위대한 예술이기는커녕 훌륭한 작품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위대한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는 조건, 곧 '의도의 효과적 실현'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예술비평의 전체가 되는 작품의 의도 파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말해야겠다. 어느 작품이 만일 좋은 작품이라면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 작품의 의도는 '저절로'알려져야 마땅하다. 작품의 의도파악이 어렵다면 그 것은 벌써 예술가의 솜씨가 어딘가 서툴다는 증거가 된다고 하겠다. 솜씨가 신통치 않은 작품은 일반적으로 이미 비평의 대상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이다. 비평이란 실상 좋은 작품이 왜 좋으며 또 얼마만큼 좋은가를 따지는 일이지 좋지 않은 작품을 가려내서 왜 좋지 않은가를 따지는 일에 몰두하지는 않는다. 이런 비평의 태도를 가리켜 감상비평(appreciative criticism)이라고 하며 셰익스피어에 대한 많은 비평은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어느 예술작품의 의도를 식별하기가 어렵다고 했을 때 그 책임이 예술가에게 있지 않고 감상자에게 있는 경우도 자주 있으며 체험의 양상이 복잡다기한 현대에 특히 많다. 감상자의 감상능력이 예술가의 창조적 능력을 따라가지 못할 때에는 그 작품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감상자는 부단히 감수성의 개발과 교양의 축적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에 전문적인 훈련을 쌓은 비평가가 감상자를 위하여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안내를 하는 비평의 태도를 가리켜 해석적 비평(interpretative criticism)이라고 한다.
그러나 또 어떤 작품의 경우 그 의도가 모호해 보이면서도 그 것을 예술가의 역량의 부족으로 쉽게 단정해 버릴 수 없을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비평가는 그 작품의 의도를 여러 가지로 가정해 보고 하나 하나를 작품에 실제 적용하여 검증해 나가므로서 그 작품의 가치를 규명하려고 할 것이다. 이 같은 비평의 태도를 평가비평(evaluative criticism)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위에 말한 세 가지 비평의 태도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동시에 작용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비평이란 구체적인 작품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그 것은 다시 말해서 허심탄회한 감상이 있은 연후에 성립된 작품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연중 세 가지 비평의 태도는 동시에 작용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형식주의 비평은 현대문학 비평에 있어서 가장 광범위하고 또 기본적인 어프로치이면서 또 연원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희곡 포함)비평은 최초의 위대한 입법자로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비롯되었는데 그는 희곡의 여섯 가지 요소, 삼일치(three unities), 비극과 희극의 정의 등을 비롯하여 오늘날까지도 통용되는 희곡과 관련된 용어와 개념들을 정립하여 형식주의 비평의 기초를 닦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비평에서 사회 현실과 도덕에 대한 관심을 배제하고 오로지 미학적인 관점에서 희곡의 내적구조를 분석하고 귀납적 방법으로 결론을 도출하였다.
르네상스 시대와 17, 8세기 신고전주의 시대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되어 그의 주장들이 문학 창작의 철칙으로 받아들여지므로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심하게 왜곡, 굴절되었으나 그 이후 그에 대한 보다 심층적 이해가 일어나면서 차츰 정당한 재평가를 받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혁명을 전후하여 활약한 이 그룹의 선구자들인 Victor Scklovsky와 Evgeny Zamyatin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 러시아 형식주의 비평가들은 문학작품에 대한 사회적, 도덕적 연계를 배격하고 예술적 측면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에 의존한 비평 방법론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세력은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공산 소련 체제하에서 억압당하여 풀이 꺾였으나 이들과 바탕을 같이하는 새로운 비평의 세력이 소위 유명한 '신비평'이라는 이름으로 1930년대 미국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신비평(The New Criticism, 1941)>이라는 제목의 비평서를 출간하여 이들 비평가 그룹에 대하여 "신비평"이란 명칭을 부여한 John Crowe Ransom을 위시하여 Allen Tate, Robert Penn Warren, Cleanth Brooks, Robert B.Heilman 등의 기라성 같은 비평가들의 활약에 의하여 형식주의 비평은 탄탄한 학문적 토대를 일구었다.
이들 신비평의 이론가들은 문학작품 자체에 대한 세밀한 분석에만 의지하면서 작가의 의도나 성향, 작품의 소재나 원천, 역사나 비평적 이론 또는 정치. 사회적 연계 등은 역사 비평(Historical Criticism)이라는 이름으로 철저히 배격하고 매도하였다. 그들은 문학작품의 독립성을 신봉하고 작품을 '텍스트(text)'라고 규정하면서 텍스트에 대한 '면밀한 독서(close reading)' 만을 무기로 하였다. 따라서 문학 외적인 일체의 요인들은 문학연구에서 배제하였다.
이 같은 비평적 태도는 영국에서도 T.S.Eliot의 영향으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는데 소위 케임브리지 학파로 불리는 이들은 William Empson, F.R.Leavis, I.A.Richards, G.Wilson Knight 등의 걸출한 비평가 집단을 형성했다.
이들의 형식주의 비평의 영향을 받지 않은 연극 이론가 및 학자, 교육자는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이지만 1960년대까지 연극의 분야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몇몇 대표적인 인물들의 이름만 꼽자면 우선 비평가로 Francis Fergurson, Elder Olson, Eric Bentley, Bernard Beckerman, John Gassner, Robert Corrigan 등과 교육자로는 Alexander Dean, Lawrence Cara, Curtis Canfield, Frank Mcmallan, Francis Hodge 등이 있으며 직업 연극인으로는 Herald Clurman, Stella Adler, Mordecai Corelik, Elia Kazan, Lee Strasberg 등 헤일 수 없이 많다.
신비평에 대한 해설을 마치기 전에 흔히 비평에서 저질러지기 쉬운 대표적인 비평의 오류들에 대하여 설명을 하기로 한다. 이제부터 예로 드는 비평의 오류들은 초보자 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왕왕 빚을 수 있는 오류들이다. 비평은 고도의 지성적이고 논리적인 작업인데 그 것은 자연과학에서와 달리 불변의 진리 또는 정답을 찾기 위한 작업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문과학에 있어서 불변의 진리나 정답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평은 정답을 찾아내기 위한 탐구이기 보다 오류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에 드는 오류의 예들을 살펴보고 그 같은 함정에 빠져들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은 매우 유익한 비평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의 오류(Affective Fallacy)

 
W. K. 윔셋에 의하여 명명된 이 감정의 오류란 어떤 희곡 작품과 그 작품이 가져다 준 감정적 효과를 혼동하는 데서 빚어진다. 독자나 관객의 평소 성향 또는 일시적 감흥이 작품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낳을 수 있다. 물론 희곡작품 역시 예술인 만큼 감정적 체험을 수반하지만 적당한 객관적 거리를 두어야 올바른 비평이 이루어진다. 연출가 Kazan은 말하기를 "희곡 분석의 첫걸음은 그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 가를 찾아내는 것이지 그 작품이 내게 무엇을 연상시켜주는 가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릇된 일반화의 오류(Fallacy of Faulty Generalization)


충분한 증거 없이 결론을 서두를 때 일어나는 오류이다. 눈에 들어오는 몇 가지의 증거에 의지해서 또는 반대되는 증거를 외면하면서 어떤 해석에 도달하면 그 해석은 틀리기 십상이다. 가령 햄릿의 성격은 우울하다든지 햄릿의 비극은 우유부단한 성격에 있다든지 하는 유명한 'Hamlet'에 대한 해석들은 더 자세히 작품을 뜯어 보면 성급한 해석들임을 알 수 있다. 또 Brecht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녀들(Mothers Courage and Her Children)>을 반연극으로 규정한다거나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을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단정해 버리는 경우도 작품에 나타난 부분적 증거들에만 의존한 결과들이다.
 

 의도의 오류(Intentional Fallacy)


이 또한 W. K. 윔셋이 명명한 것인데 작가 자신의 의도와 작품을 혼동한 데서 빚어진다. 작가가 어떤 의도를 분명히 가지고 작품을 썼어도 결과적으로 쓰여진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는 얼마든지 빗나갈 수 있다. 작품은 일단 작가의 손을 떠나면 독립된 생명을 획득하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아는 것이 작품의 이해에 참고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것이 곧 작품과 동일시 되어서는 안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Brecht이다. 그의 서사 연극 이론으로 너무나 유명해졌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을 그 이론에 꿰맞추어 해석하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만년에 Brecht 스스로 자신의 서사 연극 이론을 부정했지만 그의 성공적인 작품들이 서사 연극의 이론과 무관하다는 것이 알려진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의도의 오류를 막는 길은 꼼꼼한 읽기 밖에는 없다.
 

 현실대조(Reality Testing)의 오류

 
문자 그대로 희곡 작품의 내용이 현실 생활과 일치하느냐를 기준 삼아서 작품의 성패를 판정 지으려는 데서 빚어지는 오류이다. 물론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인 만큼 다분히 현실과의 유사성이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드라마는 현실의 전모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며 삶의 부분적 리얼리티를 그림에 있어서도 작가의 의도에 알맞게 재해석해서 변조한다. 따라서 독자나 관객은 희곡이 그리고자 하는 현실을 첨예하게 염두에 두면서 그 현실이 작품의 의도에 알맞도록 어떻게 변형, 왜곡 또는 과장되었는가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하고 바로 그 점에서 미적 쾌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드라마를 보면서 현실과의 단순대조를 하는 것은 예술 감상으로부터는 멀어지는 것이다. 가령 <햄릿>의 첫 장면에서 유령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유령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이 작품은 엉터리다, 라고 판잔하는 것과 같다.
 

 타율적 사고(Secondhand Thinking)의 오류

 
희곡의 감상과 비평은 자율적이고 독자적 행위이어야지 작품 외적 증거나 권위에 의지하여 이루어진 비평 행위는 설혹 옳다고 하더라도 진실성이 결여된 것일 수밖에 없다. 흔히 권위 있는 비평가들의 의견을 차용하는 것이 가장 상투적으로 이 같은 오류를 빚게 하지만 그 밖에도 얼마든지 있다.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하여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경우, 또는 그 작품이 쓰여진 시기나 장소 혹은 그 작품이 속한 문학적 조류에 대한 사전지식 따위에 영향받아 이루어진 해석들도 이 같은 오류를 저지르게 한다.
 

 냉담(Frigidity)의 오류

 
끝으로 언급하게 될 이 오류는 감정의 오류와 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감정의 오류가 작품에 대한 거리를 두지 못한 데서 온다면 냉담의 오류는 반대로 작품에 대하여 지나치게 거리를 두는 데서 오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일차적 목적이 감정적 몰입을 통한 미적 쾌감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마치 지적인 연구와 분석이 목적의 전부인 양 오직 비판적, 논리적 사고의 칼날만을 예리하게 세워 들고 작품에 접근할 때 이 같은 냉담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 적어도 최초의 작품 감상 행위는 순수한 마음으로 일반독자나 관객처럼 소박하게 작품에게 나를 맡기고 작품이 이끄는 데로 빠져들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이상이 대체로 우리가 흔히 빠져들 수 있는 비평의 오류들이다. 결국 비평행위란 작품 자체에 대한 꼼꼼한 읽기와 그 것에 대한 논리적 분석 작업이 뒤따를 때 이루어 진다. 흔히 예술작품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따지는 행위는 창조성을 고사시키는 것으로 이해되고 따라서 예술작품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런 생각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닐지라도 논리적 사고의 개입이 없이는 예술작품의 경우에도 깊이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그리고 직관적인 감상의 경우에도 훈련된 전문가들은 알 게 모르게 논리적 사고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숙달된 피아니스트가 양손을 건반 위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하더라도 초심자 시절에 몸에 익힌 규칙들을 하나도 무시하는 법이 없는 것과 같다.
이상에서 우리는 이 책의 기저를 이루는 신비평의 접근방법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문학비평에는 가위 혁명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났으며 현란스러울 만큼의 새로운 비평의 이론과 방법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희곡과 공연에 있어서도 전혀 새로은 시도들이 등장하면서 소위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희곡과 공연의 최신경향과 새로운 비평의 이론과 방법들에 대하여는 장을 바꾸어 보다 상세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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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 부 희곡과 공연의 이해 : 정진수
 

    1. 희곡과 공연의 특성.........................9   

    2. 희곡과 공연의 본질.........................17

    3. 희곡의 요소....................................36  

    4. 희곡의 형태....................................51  

    5. 희곡과 공연의 양식..........................60  

    6. 공연의 요소.....................................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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